원문보기


인천공항철도 국정조사 요구 국민서명 돌입

국민대책위 “코레일 인수과정도 묻지마 식” 부실의혹 규명 촉구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 2009년08월17일 14시06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년간만도 2700억 원의 혈세를 먹은 인천공항철도의 인수절차를 본격화 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인천공항철도를 코레일이 인수할 시 코레일까지 부실해질 위험이 있음에도 지난 6월 29일 코레일은 현대건설컨소시엄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달 인천시는 인천공항철도(주)의 지분 88.8%를 코레일이 인수할 것으로 보고 추가 역사 건설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수작업 본격화에 ‘인천공항철도 부실의혹 진상규명 국민대책위’(국민대책위)는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잘못된 수요예측과 건설자본 특혜 의혹에 국회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요구하는 대국민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국민대책위는 “실제 이용객이 실시협약에 비해 7%밖에 이용하지 않는 현실에서 정부는 세금으로 하루 4억 원 씩 민자 사업자에게 쏟아 부었고 내년 말 부터는 일일 보조금이 13억 원으로 급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소운용수입보장제도에 따라 30년간 약 14조 원의 세금이 인천공항철도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민대책위는 그간 부실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했으나 기간이 초과했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인천공항철도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이어던 김윤기 인천공항철도 사장이 지난 6월 중순 임기를 9개월 여 앞두고 돌연 사퇴하는 등 의혹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대책위는 “정부는 진상규명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며, 인수협상의 진행 과정마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며 “진상규명 없이 ‘묻지마 식’으로 진행되는 인수협상이 코레일의 동반부실로 이어진다면 이 역시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기자회견문>


인천공항철도 문제점의 실체를 규명하고, 책임자는 처벌해야 합니다.

 




□ 인천공항철도가 국민적 의혹으로 등장했습니다.
지난 3월 30일 국토해양부는 ‘인천공항 철도 민간투자사업 합리화 대책’을 발표하여 부실덩어리 인천공항철도를 한국철도공사가 인수하는 방안을 내 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철도공사 인수의 옳고 그름에 앞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의혹들이 명쾌히 해명되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인천공항철도는 07년엔 1040억원, 08년엔 1666억원의 국민세금이 지출되었으며, 2040년까지 총13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세금을 삼킬 예정입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엄청난 금액의 국민혈세가 지출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정부가 인천공항철도 수요예측이 과도하게 부풀려졌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의혹은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 민간투자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부여되었습니다.
인천공항철도의 부실은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된 과도한 수익률 보장과 법령을 위반하며 협약이 승인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02년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당시 민자사업자의 무리한 재정지원 요구로 협상이 지체되어 건설기간이 길어졌으며, 정부가 세워야할 사업계획을 민자사업자에게 수립·확정케 하면서 관계 법령도 위반하였습니다. 또한 인천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이 직결운행이 어렵게 되어 4,534억원이라는 공사비가 낭비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지만 당시 관련자에 대해서는 ‘주의’와 ‘통보’ 조치만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협약당사자들은 지금 한명은 국토해양부장관으로 한명은 인천공항철도 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현재 인천공항철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 부실에 대한 책임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선행돼야 합니다.

연일 계속 되는 언론보도로 인천공항철도의 부실은 국민적 의혹으로 확산되었지만 국토해양부와 관련 정부부처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또한 최대 국책 사업 비리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자 정부 지원 부족으로 인해 일년에 수천억원씩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철도공사로 하여금 조기에 인수코자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노력이 없다고 판단되기에 국민이 직접 나서 인천공항철도 문제의 실체를 규명하고,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첫째, 2001년 협약 체결 당시 정부는 왜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법령까지 위반하며 과도한 특혜를 베풀었습니까?
둘째, 당시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사업계획 작성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했습니까?
셋째, 현재 실제수요가 예측수요의 7%에 불과합니다. 예측수요 부풀리기가 없었습니까?,
넷째, 협약 체결 직후 정부책임자인 당시 건설교통부장관과 철도청장은 공직을 떠났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 민간투자사업을 공직 사임 직전에 체결하고 떠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섯째, 인천공항철도 인수과정에서 정부는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얼마를 보상할 계획입니까? 정부의 귀책사유, 민간사업자의 귀책사유를 꼼꼼히 따져 보았습니까?
여섯째, 인천공항철도를 비롯해 민간투자사업 전반이 부실덩어리입니다. 이번 기회에 민간투자사업 전체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인천공항철도 부실 진상 규명을 위한 국민대책위”는 앞으로 내부에 각계 전문가들로‘국민조사단’을 구성하여 위에 제시된 의혹들을 규명하고, 국민들에게 이 사건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책임당사자가 드러나면 법적 조치를 요구할 것이며, 민간자본에게도 특혜사실이 드러나면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을 환수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09년 5월 21일



인천공항철도 부실 진상 규명을 위한 국민대책위원회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공공운수연맹, 운수노조, 서울지역사회공공성연대회의, 빈곤철폐를위한사회연대,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화연대, 사회공공연구소,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철도노조,  철도지하철안전과공공성강화를위한시민사회노동네트워크(1차 명단)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인천공항철도 부실, 정부가 키웠다"
사회공공연구소 "법 어긴채 민간자본에 특혜"

안보영 기자 coon@jinbo.net / 2009년05월11일 1시59분


정부가 수천억 적자의 부실덩이가 된 인천공항철도의 협약단계부터 문제점을 키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건설에 과도한 수익률을 보장한데다가 사업계획(2단계)과 총사업비조차 확정하지 않은 관련법 위반상태로 협약을 체결해 사실상 건설에 참여한 민간자본인 현대건설에 과도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협약을 체결했던 정부측 직간접 당사자들은 그 직후 해당 직책을 사임해 특혜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 관료가 부실의 원인제공

사회공공연구소와 운수노동정책연구소는 11일 발표하는 보고서(이슈페이퍼)에서 “정부가 당시 이례적으로 높은 실질수익률 10.43%(명목수익률 15.95%)을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했고, 사업기본계획과 총사업비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투자법령까지 위반하며 협약에 조인했다”고 주장했다. 두 연구소는 지난 2001년 철도청과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인천공항철도 민간투자사업 협약체결 직후 이뤄진 2002년 감사원 감사결과 등을 분석했다.

정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과 2001년 3월 협약을 체결하면서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부여한 실질수익률은 10.43%(명목수익률 15.95%)이다. 당시 국고채(10년) 명목금리가 7%였고 30년 장기투자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부여된 실질수익률은 명목금리에 2배가 넘는 15.95%로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투자위험이 가장 높다는 항만건설사업의 실질수익률이 모두 9%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협약체결 당시 체결된 어떤 민간투자사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또한 항만사업이 전체 운영기간 50년 중 20년만 최소운영수입보장율 80%가 적용된 반면, 인천공항철도는 운영기간 30년 내내 최소운영수입보장율 90%가 적용됐다.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은 철도사업이 도로사업 등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자위험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위의 근거로 볼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2002년 인천공항철도 사업을 검토한 감사원도 민자사업의 수익률은 투자위험도 다른 민자사업과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인천공항철도의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7년 개통 이후 인천공항철도의 실제수요는 예측의 7%에 불과, 향후 30년 간 예측치의 3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년(2007년,2008년)간 2,70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되었고 앞으로 30년간 연평균 4,610억원으로 총 13.8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투자법령까지 위반하며 협약 조인


당시‘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인천공항철도 건설사업은 대형국책사업이어서 정부가 노선 및 역사계획 등 사업기본계획을 직접 수립·고시해야 하고, 이러한 내용이 확정된 상태에서 민간투자회사와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측 대표인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이 직접 계획을 수립하고 제시해야 할 2단계 구간 전체 노선계획, 용산역 추가설치 계획 등을 고시하지 않고 민간투자회사에 위임했다. 2002년 감사원은 이 부분을 <표 3>과 같이 민간투자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인천공항철도 건설에서 고시를 위반한 협약내용을 체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고시에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2조원의 타인자본 대출확약서를 제출해야한다고 명시했으나 현대건설컨소시엄과 협약 체결할 때는 이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바꿨다.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의 출자지분을 5% 이하로 한다는 고시 내용을 어기고 아무런 절차없이 철도청 출자지분을 9,9%로 확대했는데도 재고시절차를 밟지 않고 협약을 승인했다.

정부 고시에는 경의선 복선전철화공사가 현대건설컨소시엄의 몫이 아니었으나 노선이 인천공항철도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복선전철화 공사 7Km구간(추정사업비 6,187억원)을 현대건설컨소시엄이 맡도록 협약을 맺은 것도 고시 위반이다.



감사원 법 위반 확인하고도 '주의'에 그쳐

더 큰 의혹은 2002년 인천공항철도 사업감사를 벌인 감사원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감사원:1266-1268쪽, 1289쪽) 건설교통부장관, 철도청장에게 주의, 통보 조치만 취하고 마무리한 점이다.

당시 협약 체결에서 정부 책임자였던 김윤기 건설교통부장관은 체결 이틀 뒤 2001년 3월 25일 장관직을 사임했고, 정부측 협약 서명자인 정종환 철도청장(현 국토해양부 장관) 역시 일주일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윤기 전 건교부장관은 공직자 윤리법이 정하는 관련사기업체 취업제한 기간이 경과한 2004년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 사장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재직중이고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정종환씨는 현 국토해양부장관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현재 부실덩어리 인천공항철도를 공기업인 철도공사에 넘기려는 작업의 정부와 민간측 핵심축이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2007년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되자 지분매각으로 사업을 정리작업을 추진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는 이미 투자이익을 실현했고 사회적 논란을 피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협약체결 직후 떠났던 핵심 관료 지금도 건재

오건호 실장은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부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는커녕 인천공항철도 지분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인수하는 방침을 발표, 이는 국책 부실 사건에서 민간자본이 빠져나가려는 것을 방조하고 자신도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인천공항철도의 국가 인수를 논하기 이전에 "(이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당시 정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상식을 넘는 특혜조치를 베풀었는지 과정에서 정부 관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히고 민간자본과 관련 관료들에 적절한 책임을 물은 뒤 국가 인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9/04/24 - [서기지부] - 수조원대 국민혈세를 강탈해간 인천공항철도사업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박흥수 | 조합원




  1980년대까지는 서울 곳곳에 극장들이 제법 많았다. 이 극장들은 이른바 개봉관이라 불리는 국제, 국도, 대한, 단성사, 피카디리, 허리우드 등 서울도심 4대문 안의 1류 극장들과 외곽지역의 2류 극장인 재개봉관, 한물 간 영화 두 편을 묶어 틀어주는 동시상영관과 쇼도 보고 영화도 보는 극장들로 이루어진 3류 극장이 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던 영등포는 철도를 통해 들어오는 서울의 관문 같은 곳으로 일찍부터 상가가 발달해 있었고 도시빈민이 밀집해 살아 유동인구가 많았다. 영등포에는 연흥, 경원, 영보, 서울 극장이 시장 로타리길을 타고 재개봉관으로 주민들의 인기를 끌었고, 신길동쪽의 경신, 양평동쪽의 남도극장은 3류 극장이었다. 이중 연흥극장은 아직도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데 당시 미아리의 대지극장, 천호동의 천호극장, 남영동의 성남극장, 가좌동의 은좌극장은 연흥극장과 더불어 중견 극장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극장은 독특한 영업사원을 두었는데 자전거 프레임에 영화포스터를 말고 스테플러 하나를 챙겨 동네를 돌았다. 이들 영업사원은 동네를 돌면서 쌀집이나 문방구, 구멍가게, 만화방 등의 벽에 포스터를 붙이고 포스터를 붙일 때 마다 가게 주인한테 초대권이란걸 주었는데 가게 주인들은 이렇게 받은 극장 초대권을 사람들에게 팔았다.
  이렇게 초대권을 사면 정상적인 영화 가격보다 싼 값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초대권을 구해서 영화를 보러갔다. 아마도 고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자전거 극장맨이 갑자기 길을 걷던 필자 앞에 서더니 초대권 한 뭉텅이를 주고 말없이 사라졌다. 영화의 제목은 ‘오! 인천’이었다. 한국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해낸 유명한 인천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스펙타클 초대권 한 뭉치는 학교 교실에서 작은 종이 헬리콥터로 만들어져 4층 아래의 운동장으로 날았다. 시험기간에 종영날짜가 단 하루 남은 초대권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Oh, Inchon!

  ‘오, 인천!’은 전설의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 같은 영화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도자 문선명 선생이 갑자기 신의 계시를 받아 눈물을 흘린 끝에 좌경, 용공사조에 물든 세상을 구원하고 맥아더 장군의 거룩함을 다시 한번 남한을 비롯한 전 세계 민중들에게 환기시키고자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자하여 영화제작에 나선다. 허리우드에서 한국전에 관계된 영화를 만드는 것은 국가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 판단하신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적극적인 마음의 지원을 천명했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지금의 CSI과학수사대를 제작한 제리부룩하이머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던 007시리즈 영화세편을 만든 테렌스 영이었다. 주연배우는 역시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열연을 펼쳤다.

  공식 제작비는 44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는데 9000만 달러 이상 들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현재와 같은 CG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던 시기인지라 전쟁이라는 대규모 스펙타클을 찍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지만, 코메디 같은 사건들로 시쳇말로 돈을 처바르게 된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등대 세트가 태풍에 날아가 버린다거나 상륙작전을 감행해야 할 배들이 조감독의 실수로 엉뚱한 곳으로 달아나버려 처음부터 다시 찍었다는 촬영후일담은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간증이었다. 백미는 맥아더를 환영하는 군중신이었는데 촬영을 하고나니 군중들이 너무 적어 요즘 일요일 오전에 하는 재연드라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나왔다. 엑스트라를 더 투입해 촬영했으나 이마저도 앞 장면과의 아구가 맞지 않아 300만 달러를 더 들여 촬영을 완성하는 고투를 겪게 된다. 이 영화에는 한국의 명배우들도 대거 참여했는데 현재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부친 남궁원, 연기파 배우 이낙훈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KBS방송에 출연하여 ‘오! 인천’을 보는 것은 애국의 한길로 일떠서는 일이라며 단순한 영화 홍보가 아닌 국민의 도리를 지켜야 함을 역설했다. 
  여기에 예술분야에 대한 발언이 별반 없었던 한국자유총연맹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오! 인천’을 보는 것은 반공과 애국의 길에 나서는 것이라는 이례적인 성명도 발표된다.

깐느를 감동의 도가니로

▲ 재클린 버셋 “돈이 아니면 나오지도 않았죠”

  5년의 파란만장한 제작기간을 거친 이 대작은 결국 칸에 초청되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우리 조선일보는 ‘깐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간 화제의 걸작’이라고 제목을 달아 썼고, 이 신문을 본 시민들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명작에 대해 뜨거운 자부심으로 애국의 기치를 높였다. 칸에서 2시간 20분이라는 상영시간을 다 채운 뒤 영화제작진은 칸의 충고를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칸에서는 2시간 20분 동안 감동의 물결에 젖어있기에는 심신이 너무 고통스러우니 조금 줄였으면 한다는 사람들의 조언이 앞을 다투었고, 결국 35분을 잘라내 1시간 45분짜리 영화로 재편집된다.
  특히 이들 잘라내버린 필름 중에는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출연배우가 “제발 자기 나오는 분량 좀 빼달라”고 사정해서 빠진 부분도 있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예사로운 영화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주인공으로 나오는 재클린 버셋은 토크쇼에 나와서 돈 때문에 찍었고 자기는 영화를 보지도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 영화는 상복도 터지게 되는데 골든 래즈베리상 6개부분 후보에 올라 무려 4개를 싹쓸이 하게 된다. 당시 전두환 국왕폐하를 위한 신문인 서울신문은 “한국전(戰)영화의 쾌거”,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헐리웃의 권위 있는 관계자들이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영화”라며 한국전 배경영화의 쾌거를 극찬했다.

  다음은 골든 래즈베리상의 수상내역이다.

  ․ 1982년도 골든 래즈베리상
  ․ 최악의 영화상
  ․ 최악의 각본상
  ․ 최악의 남우주연상 (로런스 올리비어)
  ․ 최악의 감독 상 (테렌스 영)
  ․ (노미네이트) 최악의 남우조연상 (벤 가자라)


오! 인천철도

  요즘 한창 뜨는 개콘의 봉숭아학당 코너를 보면 빼짝 마른 친구가 나와 스타가 되고 싶냐며 명함을 뿌린다. 스타는 아니지만 부자가 되고 싶으면? 게다가 내 돈은 한 푼도 안들이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떼돈을 벌고 싶으면? 떼돈도 정부가 거져 주는 돈이라면? 방법은 간단하다. 사회간접자본 민간투자유치 사업에 뛰어들면 된다.
  민간투자유치사업이란? 흔히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불리는데 국가재정의 부족을 민간자본의 투자로 대체해서 사회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을 유치한다는 취지다. 민간자본이 사회기반시설의 완공과 동시에 시설의 소유권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이전된다. 사업시행자인 민간자본은 일정기간(보통 20-30년)의 관리운영권을 갖고 시설을 운영함으로써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민간자본과 국가 또는 지자체는 시설운영과 관련해서 계약을 맺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간자본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때 국가가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국가보조금은 앞서 말한 수요량 예측에 따른 예상수익을 기준으로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그럼 이 과정에서 돈은 어떻게 벌 수 있는가? 일단 건설비는 국가가 보장해 주는 사회간접자본이니까 은행에서 대출받으면 된다. 또는 PJ(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 불리는 투기성 투자금을 모아도 된다. 그러므로 당장 내 돈은 한 푼도 안 들어 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수요량 예측이다. 사실 이것이 돈 버는 핵심인데 무한정 부풀리면 되는 것이다.

돈 버는 비밀, 수요량 부풀리기

  서울-춘천간 민자고속도로의 경우 민간 사업자는 5만2천대의 하루 교통량을 예상했지만 감사원과 국토연구원조사결과는 민간사업자의 절반에 불과했다. 서울의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을 잇는 우면산 터널의 경우 총 1384억의 공사비가 들었지만, 30년간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는 공사비의 18배에 달하는 2조 5천억이나 된다. 2004년 6월 정부의 인천공항철도 실시계획 승인확인서에 따르면 2007년 실시협약 예상 수송수요는 1일 20만 7421명인데 반해 한국교통연구원이 조사한 인천공항 1일 입출국자 예상인원은 8만 명에 불과하고 환송객, 공항종사자, 승무원 등을 포함한 항공관련업체 종사자 등을 포함한 총 이용인원도 13만 8316명에 불과하여 당초 예상수치에 훨씬 못 미쳤다. 공항이용객과 관련종사자들이 택시, 자가용, 통근버스, 공항리무진 등 다른 교통수단을 제쳐두고 모두 공항철도를 이용해도 예상수송수요를 감당해 낼 수 없는 수치를 전문적 검토 끝에 나온 결과라고 들이밀었다.
  이들 민간 사업자들은 수입이 나면 나는 대로 좋고 안 나도 뻥 튀겨 놓은 예상수익률로 정부보조금을 받으면 되니 이렇게 좋은 사업이 어디 있는가?

전 철도청장 정종환 장관의 작품

  인천공항철도 민자유치가 되던 1998년으로 타임머쉰을 타고 간다면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이다. 민간사업자들과 정부의 사업체결식에서 정부 측 대표가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정종환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천문학적인 건설비가 들어가는 인천공항철도 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하게 되어 정부의 재정부담 감소와 민간운영기법 도입으로 인한 경영합리화로 철도운영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자찬했다.
  그러나 오늘날 유령철도가 된 인천공항 철도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뚜껑을 열면 열수록 끝없이 많은 문제만 생겨나고 있다. 노선설계의 적절성, 공항이용 편의성, 고속도로와의 상호 보완성, 전력방식, 수요예측 등 모든 것이 주먹구구요 땜질처방으로 일관되어 있다. 소위 국토부의 전문가들과 민간기술자들이 한 일이라곤 어떻게 하면 국민세금 거덜내는냐 경쟁한 것 밖에 안 되는 형상이다.
  이미 건설단계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은 문제점을 지적했고 대안마련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모르쇠로 일관했던 정부는 이 부실덩어리를 철도공사에 떠넘기고, 자신들의 책임을 슬그머니 덮으려고 하고 있다. 더구나 이 과정도 아무도 모르게 유령이 결정해 버렸다.

인수는 했으나, 인수를 결정한 사람은 없다?

  철도공사는 인천공항철도 유치를 경찰청에서 오신 분과 관계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누가 이 중요한 사항을 결정했다는 것인가? 우리는 강경호 전 사장이 뇌물수수로 물러난 이후 사장 없이 지내왔다. 철도공사의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철도 인수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현 사장인 결정한 것도 아니면 유령이 결정했다는 것인가?
  인천공항철도의 철도공사인수 과정도 국토부의 보도자료 하나로 달랑 발표되었다. 인천공항철도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이런 결과를 가져온 집단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더욱이 정부는 철도공사에 대해서 5천여 명이나 되는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노력을 통해 적자를 한 푼이라도 줄이라고 요구하면서 부실 덩어리를 아무 대책 없이 떠넘기고 있다.

인수에 앞서 진상 규명이 선행되어야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구조개혁을 이야기 하면서 입만 열면 기반시설은 정부가 책임질테니 철도는 운영에만 신경쓰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과다한 선로사용료 요구로 정부의 기반시설 투자책임은 방기한 채 철도 적자타령으로 국민들에게 철도는 부실기업이라고 쇠뇌시키고 있다.
  인천공항철도인수에 따른 철도공사 부실도 시간이 지나면 철도공사의 경영부실의 문제로 치환되어 역시 공기업은 안되니까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자고 나설 것이다. 대책 없는 인천공항철도의 철도공사 인수는 정책실패의 책임을 덮고 이후 의도적으로 부실을 키워 철도 민영화의 구실로 삼을 수 있는 트로이의 목마이다. 지금이라도 철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라면 인천공항철도의 문제들에 대해 명확한 규명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철도공사로의 인수는 문제를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대안을 찾은 후에 해도 늦지 않다.


2009/04/24 - [서기지부] - 수조원대 국민혈세를 강탈해간 인천공항철도사업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5월 1일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3개 지부가 소속된 수색지구는 안전운행 준법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로 인하여 무궁화, 새마을 열차 10대가 10-30분가량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철도공사는 안전운행 준법투쟁을 불법으로 규정, 이미 현장의 지부 간부 12명에 대하여 고소, 고발을 하였습니다.

일단 열차지연으로 인하여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안전운행 준법투쟁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언론에 자세하게 보도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 안전운행 준법투쟁을 하는가?

철도공사는 수색지구의 3개지부의 구내 직영식당을 현장의 조합원이나 직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외주업체에 넘겨버렸습니다. 철도공사는 구내식당의 외주화가 마치 노사합의된 것인 양 호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철도노조는 철도공사와 구내식당 외주화를 결코 합의한 적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합의를 위반한 쪽은 철도공사입니다. 저희는 구내식당 외주화 문제를 노사협의을 통해 대화로 해결하고 그 전까지는 이전에 체결한 노사합의사항(구내 직영식당에 영양사 및 조리사의 채용)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 철도공사는 5,115명의 정원을 이사회를 통해 감축하기로 하였습니다. 철도공사는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인원감축의 배경에는 인건비 절감 없는 영업수지 개선은 사실상 요원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치 철도적자의 원인이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철도노동자들에게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인건비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현재 구내 식당에서 일하는 영양사와 조리원을 계약해지하고 식당은 외주업체에 넘겨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식당외주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가 달성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철도공사는 영양사와 조리원에 대하여 사업소당 년간 2,400만원 가량의 인건비를 줄이는 경영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나, 수조원대 적자기업인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 개통 이후 승객 수가 초기 예측 수요에 비해 7%에 불과하자, 정부는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어 결국 철도공사에 떠넘기려 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업에 참여한 민간자본들은 정부가 예측수요의 90%까지 보상해주기로 한 협약서 때문에 오히려 막대한 수익을 챙길 뿐입니다. 결국 국민세금만 축낸 꼴인데, 인천공항철도가 김포와 인천을 오갈 때마다 국민들의 세금이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로 빠져 나간 돈이 2007년 1040억 원, 2008년 1666억 원. 앞으로 30년간 얼마나 될까요? 놀라지 마세요. 연평균 4610억 원, 총 13.8조 원에 달합니다.

이러한 적자기업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게 되면 철도공사는 부채가 10조가 넘는 거대 적자 공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적자의 원인이 노동자에게 있는 것인양 호도하며 인건비를 절감하지 않으면 영업수지 개선이 안되는 것처럼 떠들고 있습니다.

식당 외주화 문제로 촉발된 이번 안전운행 준법투쟁은 결코 집단이기주의가 아닙니다. "그깟 1,000여명 가량이 이용하는 식당문제로 인하여 전국민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식당외주화 문제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MB정권이 추진하는 공기업선진화 방안은 철도노동자들에게 인력감축이라는 구조조정의 문제로 나타날 수 밖에 없으며, 식당외주화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첫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피할 수 없는 MB정권과의 한 판 싸움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은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또 한번 피력했습니다. 공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개혁에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했습니다. 공직자의 애국심이 야구 대표팀보다 부족하다고도 했습니다. 비유가 기가 막힙니다. 이에 발맞춰 철도공사의 허철도(허준영) 사장은 25일 서울역 철도노동자 결의대회를 두고 "주중에 얼마나 일을 안했으면, 주말에 서울역까지 여유롭게 데모질을 하나"라는 막말을 해댔고, "정원감축 반대 데모를 하면 민영화 시키겠다"라는 월권적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MB정권의 극악무도함은 어제 노동절 집회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 2008년 노동계는 촛불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과오가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철도노조 또한 올해만큼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양단간의 결정을 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 국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국민을 볼모로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여론과 정부, 공사의 탄압과 공세는 철도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싸울 것입니다. 이미 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철도노동자들이 촛불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이며, 2009년 다시 한 번 타오를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만드는 초석이라 믿기에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과연 견찰 허준영답다 2009.05.02 0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깟 인건비 아껴가지고 식당 영양사 아줌마들 줄이고, 열차 안전 책임지는 노동자들까지 줄창 잘라대면,

    나중에 대형사고 한 번 제대로 나고서는 견찰 허준영이가 대충 옷벗고 해결될까?

    안 그래도 코레일은 만성 적자 공기업인데, 대형사고 한 번 터지면 노동자 산재보상이라도 제대로 해 줄까? 까탈스러운 열차 승객들 보상은 어떻게 해 줄라나?

    과연 아이큐 딸리는 견찰 허준영답다. 2005년 11월 15일,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핏값을 절대 잊지마라!!!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래 글은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님이 프레시안에 게시한 칼럼을 퍼온 글입니다. 원문보기



"'7% 철도', 내 출생의 비밀을 알고 싶다!"

난 인천공항철도다. 정말 면목이 없다. 2007년 개통 이후 승객수가 예상에 비해 7%에 불과하다. 부실덩어리,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국철도공사로 넘어갈 모양인데 그 집안에도 민폐를 끼칠 것 같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어버렸는가? 이제라도 나를 알고 싶다.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들은 이야기

▲ 인천공항철도. ⓒ연합
지금까지 내가 들은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1990년 인천 영종도가 신공항 입지로 선정되었다.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필요해졌고, 정부는 도로와 철도 건설을 검토했다. 그런데 돈이 부족했다. 묘안이 나왔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이자'고.

문제의 씨앗은 여기서 시작된 듯하다. 정부는 1994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만들었다. 일명 BTO 민간투자법이다. 민간자본이 건설하고(Build), 정부에게 소유권을 넘기되(Transfer), 일정기간 운영해(Operate) 투자 원리금을 회수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정지출이 큰 SOC사업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민간에게 맡기고 투자비를 장기간 나누어 지급하면, 초기 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길게 보면 조삼모사이지만 당장 재정 부담을 피하고 싶었던 거다. 문제는 민간자본이 들어오면서 '수익극대화'도 같이 밀려 왔고, 민간자본 유치를 위한 '특혜' 의혹도 번져갔다는 점이다.

어쨌든 정부는 1998년 현대건설 콘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콘소시엄에 참여한 다른 회사들도 대림그룹, 포스코건설 등 대부분 건설회사들이었다. 나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은 총 4조 원이다. 정부가 1조 원을 지원하고 현대건설 콘소시엄이 3조 원을 조달했다. 민간회사들은 준공 이후 30년간 나를 운영하면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마침내 2001년 3월 23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와 건설 협약을 체결했다. 나의 운명이 결정된 날이다. 그리고 6년 후인 2007년 3월 나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사이 1단계 운행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서울역까지 갈 예정이다.

이건 대형 국가재정 사건이다

요즘 힘들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나를 이용한 승객수가 사업협약서가 예측한 것에 비해 7%라니! 얼마 전 정부가 다시 계산해 보았지만 계약이 완료되는 30년 후에도 실제수요는 여전히 예측수요의 33%에 머물 것으로 나타났다.

미안하다. 이로 인해 내가 당신들의 귀한 세금을 축내고 있다. 그것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계약서에 있는 최소운영수입보장 항목 때문이다.

정부와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는 협약서를 작성할 때 앞으로 승객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예측수요의 90%까지 정부가 보상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김포와 인천을 오갈 때마다 당신들의 세금이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로 빠져 나간다. 2007년 1040억 원, 2008년 1666억 원. 앞으로 30년간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라. 연평균 4610억 원, 총 13.8조 원이다. 이건 내가 보기에도 대형 국가재정 사건이다.

민간회사는 왜 나를 매각하려 할까?

이곳저곳에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돌아가는 모양새가 이상하다. 갈수록 나의 건설 과정에 무엇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나에게 투자한 민간회사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들은 내가 개통한 지 2개월 만인 2007년 5월 금융투자자들과 지분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승인해달라고 정부에게 요청했다. 준비과정을 생각하면 내가 운행도 시작하기 전에 나를 팔아버릴 작정이었던 셈이다. 30년 동안 나를 돌보겠다고 해놓고선....

난 민간회사들이 나를 장기간 운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이들은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 덕분에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고 있다. 요새 같은 저금리에 보통 사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를 넘기겠다니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혹 이들에게 숨겨야 할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이 아닐까? 매년 40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낭비하는 나에 대한 진실 말이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당사자로서 대형 국가재정 사건이 사회적으로 더 뜨거워지기 전에 빠져나가려는 것은 아닌가?

난 알고 싶다. 내가 정말 그렇게 시급한 사업이었을까? 2000년 인천공항이 개통되면서 같은 해 이미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운행을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2001년에 정부는 나를 건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신들도 궁금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수요를 높게 잡을 수 있었을까? 보조금을 많이 받아내기 위해 예측수요를 부풀린 것 아닌가? 감사원조차 민간회사의 수입보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탄했는데, 민간회사들이 이를 악용한 것은 아닐까?

지금 옆집 인천공항고속도로도 수요가 예측치의 절반에 불과해 속을 썩이고 있다. 올해 10월이면 인천대교까지 개통될 예정이다. 두 친구 모두 최소운영수입보장율을 80%로 보장받았는데,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개통 이후 어느새 5000억원 이상 정부 보조금을 받아 갔고, 인천대교는 개통도 하기 전에 벌써 '세금 먹을 하마'로 불리우고 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BTO 3형제가 박 터지게 생겼다.

사건 규명을 외면하는 정부

▲ 인천공항철도가 '탄생'할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정종환 현 국토해양부 장관. ⓒ뉴시스
정부의 태도는 더 이상하다. 지난 3월 30일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민간회사들의 지분 매각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금융투자자 대신 한국철도공사가 나를 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건이 바뀌었다. 한국철도공사에게 적용되는 최소운영보장수입율은 90%가 아니라 58%이다. 그만큼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나 만큼 가엾은 것이 한국철도공사다. 공기업으로 수익을 추구하진 않는다 해도 58% 보장율로는 나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적자로 고생하는데 정말 안됐다. 철도선진화계획에 따라 내년까지 영업적자를 절반으로 줄이지 못하면 민영화된다고 하던데.....

난 정부가 민간회사들의 매각 요청을 보류시키고 사건의 진상을 조사할 줄 알았다. 고작 예측의 7%에 불과한 수요, 그로 인한 천문학적인 정부보조금, 이를 보면서도 그냥 넘어가다니, 정말 호탕한 정부다.

그 런데 혹시 정부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시 민간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이 사업을 승인해 준 당사자가 바로 정부다. 과연 민간회사가 내놓은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검토했을까? 총건설비가 4조원이 드는 국책사업인데, 이후 예측수요의 90%를 보장해 주어야하는 사업인데, 수요 산정이 정확한지 꼼꼼히 따져나 보았을까? 그 자료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요즘 알아낸 사실들

요 사이 내가 새롭게 접한 사실들이 있다. 나를 만들 때 '예비타당성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조사는 국책사업으로 공사규모가 500억 원 이상일 때 실시되는 것인데, 이 제도가 도입되기 직전에 현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는 바람에 나는 조사 대상이 아니었단다.

수소문 끝에 몇 사람 이야기도 들었다. 당시 계약에 서명한 정부 측 대표자는 철도청장이었다. 지금 이 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있다. 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면 이 분이 조사책임자이면서 피조사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어쩌나!

▲ 인천공항철도 계약 당시 건교부 장관으로 참석했던 김윤기 전 장관은 현재 인천공항철도 사장이다. ⓒ연합
또 한 사람 있다. 당시 주무장관으로 계약에도 참석하신 건설교통부 장관이다. 이 분은 2001년 3월 23일 나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이틀 후인 25일 장관직을 떠났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04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공직자는 관련 사기업체에 2년 동안 취업할 수 없다 한다) 인천공항철도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 분은 지난번엔 건설계약 승인자였고 이번엔 지분매각 요청자로 전면에 서 있다.

내 출생의 비밀을 밝혀 달라

난 지지리도 운이 없다. 예비타당성조사 자료가 없다니, 나의 건설을 결정하신 분들이 지금 사장님, 장관님이라니...이러다간 내 비밀을 알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사장님, 장관님 대신 당신들에게 편지를 쓴다. 난 7% 철도라는 불명예를 견디기 힘들다. 더 이상 '세금 먹는 하마'가 되고 싶지 않다.

이제 곧 한국철도공사가 민간회사의 지분을 인수해 새 주인이 될 모양이다. 그 전에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정말 내가 그렇게 급히 태어나야 했는지, 도대체 아이들도 비웃을 예측수요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예비타당성조사도 없었다던데 정부는 어떻게 검사를 했는지.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태어난 많은 나의 친구들이 비슷한 처지에서 하소연하고 있다. 세금을 내는 건 바로 당신들이다. 제발 내 출생의 비밀을 밝혀 달라.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철도노동자 총단결로 09투쟁 승리하자!  
MB 공기업 선진화 분쇄! 5115명 인력감축 철회  
철도공공성 강화! 인천공항 철도 근본대책 마련, 낙하산 사장 임명 규탄  
노조탄압 저지! 단협개악 저지, 손배-고소고발 철회, 운수노조 탄압 저지



휴일,가일, 저녁출근조합원은 필참입니다!!!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난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를 사업시행사로 하는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의 도장을 찍은 당사자는 현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당시 철도청장)이었다. 사진은 당시 실시협약서 사본. ⓒ 경실련



Posted by 서기지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