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부실, 정부가 키웠다"
사회공공연구소 "법 어긴채 민간자본에 특혜"

안보영 기자 coon@jinbo.net / 2009년05월11일 1시59분


정부가 수천억 적자의 부실덩이가 된 인천공항철도의 협약단계부터 문제점을 키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건설에 과도한 수익률을 보장한데다가 사업계획(2단계)과 총사업비조차 확정하지 않은 관련법 위반상태로 협약을 체결해 사실상 건설에 참여한 민간자본인 현대건설에 과도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협약을 체결했던 정부측 직간접 당사자들은 그 직후 해당 직책을 사임해 특혜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 관료가 부실의 원인제공

사회공공연구소와 운수노동정책연구소는 11일 발표하는 보고서(이슈페이퍼)에서 “정부가 당시 이례적으로 높은 실질수익률 10.43%(명목수익률 15.95%)을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했고, 사업기본계획과 총사업비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투자법령까지 위반하며 협약에 조인했다”고 주장했다. 두 연구소는 지난 2001년 철도청과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인천공항철도 민간투자사업 협약체결 직후 이뤄진 2002년 감사원 감사결과 등을 분석했다.

정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과 2001년 3월 협약을 체결하면서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부여한 실질수익률은 10.43%(명목수익률 15.95%)이다. 당시 국고채(10년) 명목금리가 7%였고 30년 장기투자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부여된 실질수익률은 명목금리에 2배가 넘는 15.95%로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투자위험이 가장 높다는 항만건설사업의 실질수익률이 모두 9%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협약체결 당시 체결된 어떤 민간투자사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또한 항만사업이 전체 운영기간 50년 중 20년만 최소운영수입보장율 80%가 적용된 반면, 인천공항철도는 운영기간 30년 내내 최소운영수입보장율 90%가 적용됐다.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은 철도사업이 도로사업 등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자위험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위의 근거로 볼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2002년 인천공항철도 사업을 검토한 감사원도 민자사업의 수익률은 투자위험도 다른 민자사업과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인천공항철도의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7년 개통 이후 인천공항철도의 실제수요는 예측의 7%에 불과, 향후 30년 간 예측치의 3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년(2007년,2008년)간 2,70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되었고 앞으로 30년간 연평균 4,610억원으로 총 13.8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투자법령까지 위반하며 협약 조인


당시‘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인천공항철도 건설사업은 대형국책사업이어서 정부가 노선 및 역사계획 등 사업기본계획을 직접 수립·고시해야 하고, 이러한 내용이 확정된 상태에서 민간투자회사와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측 대표인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이 직접 계획을 수립하고 제시해야 할 2단계 구간 전체 노선계획, 용산역 추가설치 계획 등을 고시하지 않고 민간투자회사에 위임했다. 2002년 감사원은 이 부분을 <표 3>과 같이 민간투자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인천공항철도 건설에서 고시를 위반한 협약내용을 체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고시에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2조원의 타인자본 대출확약서를 제출해야한다고 명시했으나 현대건설컨소시엄과 협약 체결할 때는 이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바꿨다.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의 출자지분을 5% 이하로 한다는 고시 내용을 어기고 아무런 절차없이 철도청 출자지분을 9,9%로 확대했는데도 재고시절차를 밟지 않고 협약을 승인했다.

정부 고시에는 경의선 복선전철화공사가 현대건설컨소시엄의 몫이 아니었으나 노선이 인천공항철도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복선전철화 공사 7Km구간(추정사업비 6,187억원)을 현대건설컨소시엄이 맡도록 협약을 맺은 것도 고시 위반이다.



감사원 법 위반 확인하고도 '주의'에 그쳐

더 큰 의혹은 2002년 인천공항철도 사업감사를 벌인 감사원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감사원:1266-1268쪽, 1289쪽) 건설교통부장관, 철도청장에게 주의, 통보 조치만 취하고 마무리한 점이다.

당시 협약 체결에서 정부 책임자였던 김윤기 건설교통부장관은 체결 이틀 뒤 2001년 3월 25일 장관직을 사임했고, 정부측 협약 서명자인 정종환 철도청장(현 국토해양부 장관) 역시 일주일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윤기 전 건교부장관은 공직자 윤리법이 정하는 관련사기업체 취업제한 기간이 경과한 2004년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 사장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재직중이고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정종환씨는 현 국토해양부장관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현재 부실덩어리 인천공항철도를 공기업인 철도공사에 넘기려는 작업의 정부와 민간측 핵심축이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2007년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되자 지분매각으로 사업을 정리작업을 추진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는 이미 투자이익을 실현했고 사회적 논란을 피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협약체결 직후 떠났던 핵심 관료 지금도 건재

오건호 실장은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부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는커녕 인천공항철도 지분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인수하는 방침을 발표, 이는 국책 부실 사건에서 민간자본이 빠져나가려는 것을 방조하고 자신도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인천공항철도의 국가 인수를 논하기 이전에 "(이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당시 정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상식을 넘는 특혜조치를 베풀었는지 과정에서 정부 관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히고 민간자본과 관련 관료들에 적절한 책임을 물은 뒤 국가 인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9/04/24 - [서기지부] - 수조원대 국민혈세를 강탈해간 인천공항철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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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님이 프레시안에 게시한 칼럼을 퍼온 글입니다. 원문보기



"'7% 철도', 내 출생의 비밀을 알고 싶다!"

난 인천공항철도다. 정말 면목이 없다. 2007년 개통 이후 승객수가 예상에 비해 7%에 불과하다. 부실덩어리,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국철도공사로 넘어갈 모양인데 그 집안에도 민폐를 끼칠 것 같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어버렸는가? 이제라도 나를 알고 싶다.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들은 이야기

▲ 인천공항철도. ⓒ연합
지금까지 내가 들은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1990년 인천 영종도가 신공항 입지로 선정되었다.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필요해졌고, 정부는 도로와 철도 건설을 검토했다. 그런데 돈이 부족했다. 묘안이 나왔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이자'고.

문제의 씨앗은 여기서 시작된 듯하다. 정부는 1994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만들었다. 일명 BTO 민간투자법이다. 민간자본이 건설하고(Build), 정부에게 소유권을 넘기되(Transfer), 일정기간 운영해(Operate) 투자 원리금을 회수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정지출이 큰 SOC사업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민간에게 맡기고 투자비를 장기간 나누어 지급하면, 초기 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길게 보면 조삼모사이지만 당장 재정 부담을 피하고 싶었던 거다. 문제는 민간자본이 들어오면서 '수익극대화'도 같이 밀려 왔고, 민간자본 유치를 위한 '특혜' 의혹도 번져갔다는 점이다.

어쨌든 정부는 1998년 현대건설 콘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콘소시엄에 참여한 다른 회사들도 대림그룹, 포스코건설 등 대부분 건설회사들이었다. 나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은 총 4조 원이다. 정부가 1조 원을 지원하고 현대건설 콘소시엄이 3조 원을 조달했다. 민간회사들은 준공 이후 30년간 나를 운영하면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마침내 2001년 3월 23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와 건설 협약을 체결했다. 나의 운명이 결정된 날이다. 그리고 6년 후인 2007년 3월 나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사이 1단계 운행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서울역까지 갈 예정이다.

이건 대형 국가재정 사건이다

요즘 힘들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나를 이용한 승객수가 사업협약서가 예측한 것에 비해 7%라니! 얼마 전 정부가 다시 계산해 보았지만 계약이 완료되는 30년 후에도 실제수요는 여전히 예측수요의 33%에 머물 것으로 나타났다.

미안하다. 이로 인해 내가 당신들의 귀한 세금을 축내고 있다. 그것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계약서에 있는 최소운영수입보장 항목 때문이다.

정부와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는 협약서를 작성할 때 앞으로 승객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예측수요의 90%까지 정부가 보상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김포와 인천을 오갈 때마다 당신들의 세금이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로 빠져 나간다. 2007년 1040억 원, 2008년 1666억 원. 앞으로 30년간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라. 연평균 4610억 원, 총 13.8조 원이다. 이건 내가 보기에도 대형 국가재정 사건이다.

민간회사는 왜 나를 매각하려 할까?

이곳저곳에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돌아가는 모양새가 이상하다. 갈수록 나의 건설 과정에 무엇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나에게 투자한 민간회사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들은 내가 개통한 지 2개월 만인 2007년 5월 금융투자자들과 지분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승인해달라고 정부에게 요청했다. 준비과정을 생각하면 내가 운행도 시작하기 전에 나를 팔아버릴 작정이었던 셈이다. 30년 동안 나를 돌보겠다고 해놓고선....

난 민간회사들이 나를 장기간 운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이들은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 덕분에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고 있다. 요새 같은 저금리에 보통 사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를 넘기겠다니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혹 이들에게 숨겨야 할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이 아닐까? 매년 40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낭비하는 나에 대한 진실 말이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당사자로서 대형 국가재정 사건이 사회적으로 더 뜨거워지기 전에 빠져나가려는 것은 아닌가?

난 알고 싶다. 내가 정말 그렇게 시급한 사업이었을까? 2000년 인천공항이 개통되면서 같은 해 이미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운행을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2001년에 정부는 나를 건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신들도 궁금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수요를 높게 잡을 수 있었을까? 보조금을 많이 받아내기 위해 예측수요를 부풀린 것 아닌가? 감사원조차 민간회사의 수입보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탄했는데, 민간회사들이 이를 악용한 것은 아닐까?

지금 옆집 인천공항고속도로도 수요가 예측치의 절반에 불과해 속을 썩이고 있다. 올해 10월이면 인천대교까지 개통될 예정이다. 두 친구 모두 최소운영수입보장율을 80%로 보장받았는데,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개통 이후 어느새 5000억원 이상 정부 보조금을 받아 갔고, 인천대교는 개통도 하기 전에 벌써 '세금 먹을 하마'로 불리우고 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BTO 3형제가 박 터지게 생겼다.

사건 규명을 외면하는 정부

▲ 인천공항철도가 '탄생'할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정종환 현 국토해양부 장관. ⓒ뉴시스
정부의 태도는 더 이상하다. 지난 3월 30일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민간회사들의 지분 매각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금융투자자 대신 한국철도공사가 나를 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건이 바뀌었다. 한국철도공사에게 적용되는 최소운영보장수입율은 90%가 아니라 58%이다. 그만큼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나 만큼 가엾은 것이 한국철도공사다. 공기업으로 수익을 추구하진 않는다 해도 58% 보장율로는 나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적자로 고생하는데 정말 안됐다. 철도선진화계획에 따라 내년까지 영업적자를 절반으로 줄이지 못하면 민영화된다고 하던데.....

난 정부가 민간회사들의 매각 요청을 보류시키고 사건의 진상을 조사할 줄 알았다. 고작 예측의 7%에 불과한 수요, 그로 인한 천문학적인 정부보조금, 이를 보면서도 그냥 넘어가다니, 정말 호탕한 정부다.

그 런데 혹시 정부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시 민간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이 사업을 승인해 준 당사자가 바로 정부다. 과연 민간회사가 내놓은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검토했을까? 총건설비가 4조원이 드는 국책사업인데, 이후 예측수요의 90%를 보장해 주어야하는 사업인데, 수요 산정이 정확한지 꼼꼼히 따져나 보았을까? 그 자료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요즘 알아낸 사실들

요 사이 내가 새롭게 접한 사실들이 있다. 나를 만들 때 '예비타당성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조사는 국책사업으로 공사규모가 500억 원 이상일 때 실시되는 것인데, 이 제도가 도입되기 직전에 현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는 바람에 나는 조사 대상이 아니었단다.

수소문 끝에 몇 사람 이야기도 들었다. 당시 계약에 서명한 정부 측 대표자는 철도청장이었다. 지금 이 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있다. 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면 이 분이 조사책임자이면서 피조사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어쩌나!

▲ 인천공항철도 계약 당시 건교부 장관으로 참석했던 김윤기 전 장관은 현재 인천공항철도 사장이다. ⓒ연합
또 한 사람 있다. 당시 주무장관으로 계약에도 참석하신 건설교통부 장관이다. 이 분은 2001년 3월 23일 나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이틀 후인 25일 장관직을 떠났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04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공직자는 관련 사기업체에 2년 동안 취업할 수 없다 한다) 인천공항철도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 분은 지난번엔 건설계약 승인자였고 이번엔 지분매각 요청자로 전면에 서 있다.

내 출생의 비밀을 밝혀 달라

난 지지리도 운이 없다. 예비타당성조사 자료가 없다니, 나의 건설을 결정하신 분들이 지금 사장님, 장관님이라니...이러다간 내 비밀을 알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사장님, 장관님 대신 당신들에게 편지를 쓴다. 난 7% 철도라는 불명예를 견디기 힘들다. 더 이상 '세금 먹는 하마'가 되고 싶지 않다.

이제 곧 한국철도공사가 민간회사의 지분을 인수해 새 주인이 될 모양이다. 그 전에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정말 내가 그렇게 급히 태어나야 했는지, 도대체 아이들도 비웃을 예측수요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예비타당성조사도 없었다던데 정부는 어떻게 검사를 했는지.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태어난 많은 나의 친구들이 비슷한 처지에서 하소연하고 있다. 세금을 내는 건 바로 당신들이다. 제발 내 출생의 비밀을 밝혀 달라.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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