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을 확인하는 투쟁에 나서겠다’

김기태위원장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자진 출두한 이후 7개월만이다. 2일 서울지법의 집행유예로 석방된 김기태 위원장은 조합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조합원동지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조합원동지들을 만난 김기태 위원장의 첫 마디는 “고생하셨습니다. 동지들 덕분에 철도노조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였다. 이어 ‘남아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법 판결에 대해 김기태 위원장은 한마디로 “법리적 논리를 피한 정치적 판결”이라며 “9월8일 파업과 안전운행투쟁 등이 합법으로 판결난 만큼 피해를 본 사안이 있다면 원상회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지법이 불법이라 판결한 부분에 대해선 법적투쟁과 아울러 정당성을 확인하는 투쟁에 나서겠다’ 강조했다.

출소환영식에 참여한 김도환 공공연맹위원장은 ‘온 세상이 다 인정하는 철도파업에 대해 사법부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부분 불법이라는 황당한 판결을 내렸다’고 밝히고 ‘법원의 판결은 노동자의 연대투쟁을 불법화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김기태위원장은 부산으로 내려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철도파업은 부분 무죄 부분 유죄?

이상한 판결이 나왔다. 2일 서울지방법원은 11월26일 파업은 공공부문과의 일정을 맞추고 위력적인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등 불법적 부분이 있어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먼저 진행된 안전운행실천투쟁과 9월 기관사동지들의 파업, 차량파업은 공사의 교섭해태와 직원복지 하락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철도공사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교섭을 해태하는 등의 행위와 직원의 복지축소에 맞서 안전운행투쟁을 한 부분은 정당한 쟁의행위’라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철도공사가 신청한 파업관련 손실에 대해 ‘수치상의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지방법원은 김기태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철도노조 법률팀은 ‘법리적 해석보다는 정치적 판결을 했다’고 밝히고 상급법원에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철도노조 법률팀은 ‘동일한 일정속에 진행된 쟁의행위에 대해 부분 무죄, 부분 유죄를 선고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대해선 상급법원에서 무죄를 입증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무죄로 인정된 안전운행투쟁과 9월8일과 16일 파업에 대해선 철도공사의 불법적 요소나 조합원 피해 등을 검토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법 판결 주요 내용]

1. 5월1일~ 6월9일 : 안전운행투쟁 : 무죄

안전운행투쟁은 식당외주화 저지가 주된 목적이었고, 식당외주화의 실시여부는 경영권사항이기는 하나 식당외주화가 진행될 경우 식사비인상, 식사질 저하가 예상되는 등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고, 절차에 있어서도 08 쟁의행위상황과 09 쟁의행위상황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절차의 정당성이 있다. 따라서 안전운행투쟁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므로 이 부분은 무죄이다.

2. 9월8일, 9월16일 철도파업 : 무죄

위 두 파업은 공사의 단체교섭거부에 대하여 성실교섭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음이 인정되어 쟁의행위의 목적에 있어 정당하고 절차적 정당성은 안전운행투쟁과 마찬가지로 정당하다. 따라서 두 철도파업은 무죄이다.

3. 11월5~6, 11월26일 파업 : 유죄

두 파업은 파업에 이른 경위나 공투본 일정에 맞추어 파업에 돌입한 점, 막판교섭이 결렬된 후 공사의 단체협약 해지가 파업돌입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인력충원, 해고자복직, 선진화저지 등의 쟁의행위 목적이 부수적이라고 볼 수 없어 쟁의행위의 목적에 정당성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은 유죄를 선고한다.

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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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협해지만 없었어도 파업은 없었다’

김기태 위원장, 최후진술에서 파업과정 밝혀

 

작년 12월 자진 출두한 김기태 위원장의 재판이 해를 넘겨 7개월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보통, 1심이 6개월 이내에 끝난다고 볼 때 김기태 위원장의 재판의 경우 드문 경우라는 것이 변호인의 판단이다. 그동안 철도노조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해 법적공방을 임해왔다.

법적공방의 핵심은 철도파업의 원인이다. 정부와 공사는 철도파업이 임단협 문제가 아니라 정부정책이나 해고자 문제 등이 핵심이었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임단협 문제가 해결됐어도 철도노조가 파업을 했겠냐’는 대목에서는 설득력이 약해 ‘정치적 입김만 없다면 철도파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데 큰 변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14일 김기태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된 목적과 공사의 교섭해태 및 정부에 의해 파업 중 불법으로 규정당한 기가 막힌 사실 등을 언급하며 철도가족은 물론 전 국민들이 우리나라에 사법적 가치가 존재하는 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섭과정 중 보인 철도공사의 태도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공사가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단체협약 해지통보만 없었어도 극단적인 파업은 없었을 것’이라 아쉬워했다.

한편 장기간 이어져온 법적공방은 28일경 마무리된다. 서울중앙지법은 14일 김기태 위원장의 최후진술을 마치고 7월2일 1심 판결을 할 예정이다.

 

[김기태 위원장 최후진술 요약]

 

장기간 재판 진행하느라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사측 증인들 모두가 철도파업의 목적이 공기업선진화반대, 정원축소반대, 해고자복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는 철도민영화를 추진했습니다. MB정권 들어서면서 철도민영화가 철도선진화로 바뀌었습니다. MB선진화는 철도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선진화는 효율화, 비용절감이 핵심입니다. 선진화의 주요내용을 보면 법정산식 하향조정, 휴일. 휴가 축소, 연봉제,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도입 등입니다. 그래서 철도단체교섭이 1년 6월동안 지지부진했던 것입니다.

더욱이 해고자복직 문제는 마음이 아픕니다. 2008년도 실무협의체 구성해서 논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그것을 신임집행부의 의제로 하여 그대로 교섭을 하였습니다. 상반기에 마무리 짓고자 했습니다. 실무협의체 회의를 7차례나 했지만 성과는 없고 의견차이만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한 결과 올해에는 해고자복직 문제는 더 이상 진전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도의적 인간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유연상 선배님이었습니다. 유연상 선배님은 40년간 철도에 몸담아왔고, 이 과정에서 후배들의 권유로 노동조합간부가 되었고 조합원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다가 해고되었습니다. 유연상 선배님은 지금 암투병중입니다. 유연상 선배님이 복직되자마자 곧바로 정년퇴직을 하겠지만 40여년 청춘을 바친 철도에 다시 복직한 후 정년퇴직하기를 바랐습니다. 하여 유연상 선배님에 대한 인간적 조치에 대하여 사장을 직접 만나 부탁도 해보고 읍소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공사에서는 사실 이것조차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덧붙여 교섭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섭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사 간에는 보는 시각이 다르고 의견차이 있고 이로 인해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사 간에 만나 진지하게 해결을 모색하면 못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처음 교섭하던 날 밤을 새워서라도 교섭을 하자. 토요일, 일요일에라도 교섭을 하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성실교섭만으로도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주고 갈등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본교섭에 대한 노사 간에 시각차이가 너무나 컸습니다. 저는 2주에 1번 교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사에서는 실무교섭만을 주장하였고, 본교섭에성실하게 응하지 않았습니다. 공사에서 교섭에 성실히 임했다면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파업은 아애 없을 것입니다.

  노동조합도 파업이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성실교섭을 촉구하기 위하여 파업을 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공사가 교섭을 해태하고 성실교섭에 나서지 않고 애초 약속한 교섭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경고파업을 하였습니다.

 저는 구속되기 전에는 왜 그렇게 사측에서 막판교섭을 남겨두고 단협해지를 하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막판교섭을 진행하여 교섭이 타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속된 이후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구속된 후 언론보도를 통하여 공사에서 만든 노경팀장회의자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은시인의 시 구절이 생각납니다. “내려 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라는 싯구입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공사가 왜 그렇게 노동조합을 파업으로 밀어붙였는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파업에 돌입하면서 간부들이나 조합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합법적으로 평화적으로 진행하자고 당부하고 또 당부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철도파업은 정당한 파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기 전부터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였지만 이번만은 철도노조가 합법적인 파업을 조직하였기 때문에 검찰은 물론 국토부장관이나 국무총리도 철도파업을 불법이라고 규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달라졌습니다. 경제가 어려운데, 실업자가 넘쳐나는 데 공기업에서 파업하느냐는 대통령의 한 마디에 철도노사 간에 진행되던 물밑 접촉마저 막혀버렸고, 철도파업은 불법으로 낙인찍혔습니다.

저는 철도파업은 정당하다고 생각했지만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깊은 고민, 생각 끝에 더 이상의 파업지속은 무의하다고 판단하여 아무런 조건없이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국회, 검찰 어느 누구도 헌법적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이 재판을 애간장을 녹이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195명이 해고당하고 1만여 명의 조합원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10만 철도가족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철도공사가 보낸 편지 한 장으로 정신적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2만 5천 철도조합원과 그 가족들이 우리사회에 헌법적 가치가 있는지, 사법부의 독립성은 있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 아직도 헌법적 가치가 지켜지고 있으며 사법부가 제대로 서있음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으로 간단하게나마 저의 최후진술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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