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울기관차 노보/2009년 5월 노보'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09.05.09 기관차의 마지막 길 (11)
  2. 2009.05.09 조선일보가 배출한 詩人 신동엽
  3. 2009.05.09 복수노조 시대가 온다 (1)
  4. 2009.05.09 사고가 없으면 사고란 단어도 없다
  5. 2009.05.08 TEC 교육을 다녀와서 (2)
  6. 2009.05.08 Oh, Inchon!
  7. 2009.05.08 그깟 식당문제로 안전운행 투쟁을?
  8. 2009.05.08 신인감독 허철도의 이중적 태도
  9. 2009.05.08 텅 빈 교실 (1)
  10. 2009.05.08 사장이 아니라 조폭입니다!!! (4)


 

류기윤 | 조합원

 


 

  그 많던 기관차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눈치 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와 수십 년을 함께한 기관차들이 요즘 들어 슬금슬금 사라지고 있습니다. 주로 3천대 같은 소형기관차가 마지막을 고하더니 이제는 7100대같은 덩치 큰 기관차들도 조금씩 사라지면서 기관차에는 결번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은퇴한 기관차는 두 가지의 길을 걷습니다. 하나는 고철로 매각되어 삶은 마감하는 것과 제일 좋은 케이스로는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 중고기관차로 제2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전시 및 보관용으로 극히 일부가 살아있기도 합니다.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기관차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간 기관차는 상태에 따라 폐차나 혹은 재생의 길을 걸어 없는 나라(?)로 팔려나가게 됩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기관차이니 인기도 좋아서 특히 2100대기관차는 꽤 인기도 좋아 대부분이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 고향인 미국에서 이동 중인 2121호 기관차

 

▲ 이런 꼴 보이려 고향으로 돌아간 건 아닐 텐데. 잘 발라진 3200대의 등껍질


 

▲ 선적을 기다리는 7540호 기관차


 


  요즘은 특대형 기관차들도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기관차는 중고기관차로 매각되는 경우도 있고 부품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활용

  비록 몸은 철도청 혹은 코레일을 떠났지만 경우에 따라선 운 좋게도 새로운 삶을 사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철도시설공단에서 삶을 유지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곡성철도마을 같은 곳에서 전시 및 보존용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서 철도청에서 급히 팔려나간 대형기관차들

 

  덩치 큰 5천대나 6천대 기관차의 상당수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부여받았습니다. 잇따라 자취를 감춘 4200대 같은 중형기관차들도 상당수는 이곳으로 팔려갔습니다.

 

▲ 박물관으로 운송중인 2101호. 새로 생긴 ‘과천 과학박물관’에 전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곡성철도마을과 ‘대구 카톨릭상지대학’에서도 기관차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2100대 기관차들은 미국으로 팔려갔습니다. 단. 2001호는 최초의 디젤기관차라는 의미에서 부산정비창에서 재 도색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폐차

  가장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철로의 매각 및 폐차입니다. 모든 기관차들이 미국으로 되돌아 갈수는 없습니다. 7100대같은 3천마력 기관차를 수십 대씩이나 소화해낼 철도회사는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그래서 정비창에서 쓸 만한 부품은 모두 떼어낸 후 고철로 매각되어 용광로로 직행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안타깝지만 미국으로 되돌아간 기관차도 이런 경우가 많은 모양입니다.
  철도안전법상 더 이상 운행이 불가능해진 기관차들이 모두 폐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5천대나 6200대 같은 대형기관차들과 4100대 같은 중형기관차들이 이렇게 폐차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볼 수 없는 기관차들

  2000대 2100대 3000대 3100대 3200대 4000대 4100대 4200대 4300대 5000대 6000대 6100대 6200대 6300대. 다시는 볼 수 없는 기관차들의 명단입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철도지만 남겨놓은 유산이라곤 이렇게 사진 몇 장과 왕년의 추억담뿐입니다. 60∼90년의 철도의 큰 축 이였던 ‘올드 기관차들’이 폐차되면서 철도역사의 페이지가 뜯겨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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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333hun.tistory.com BlogIcon 세미예 2009.05.10 16: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렇게 해서 기관차가 사라지는군요. 잘보고 갑니다.

  2. Favicon of http://locusdent.com BlogIcon locusDENT 2009.05.10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그냥 기차를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써 흥미가는 이야기네요. ^^ 잘보았습니다~

  3. 곰바우 2009.05.10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으로가는 기관차는 원조받은 것인가요 아니면 리스받은건가요?
    고철 기관차가 미국으로 간다기에 궁굼증이 생기네요.
    여태 국내 제작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아쉽네요, 사진속의 기관차를 다신 현장에선 못 보다니 ....
    배웅하러 기관차 앞대가리에 서 있으면 슁슁 피스톤 소리에 내 심장이 같이 벌렁벌렁 거리곤 했었는데.

  4. 이런.. 2009.05.11 0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황당하네요...블로거뉴스베스트에 이런 기사가 뜬건 그럴수 있으려니..합니다만.앞 부분에서 좀 황당한...3천대니//7100대니..2100대니...이런건 철도혹은 관련회사 관계자분들은 알겠지만 저같은 일반 시민은 앞부분에서 황당하네요.내용은 산뜻하나...일반 서민이 잘 모르는 내용이...베스트로...내용은 진짜 신선하네요.

    • 황당 2009.05.14 1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문용어도 아니고 단순히 차량의 번호를 언급한 것을 가지고 황당해 하실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자동차에도 번호가 있는 것처럼 철도차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생각하세요.

  5. 알스톰 2009.05.11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보다 현역 기관차군에서 결번이 생긴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참고로 "대구 카톨릭상지대학"은 안동에 있는 학교이므로 "카톨릭상지대학"

    으로만 표기하시면 됩니다.

  6. 서기선사 2009.05.13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적을 기다리는 7540호 기관차 사진의 앞면에 스티커 투쟁의 흔적이 남아 있네요. 저놈을 몇 번은 운전했을 텐데 맘이 아프네요. 저놈들도 늙고 우리도 늙고 ........

  7. 지나가다 2009.06.19 2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도 기차사진 찍으러 다녀? 몸 건강히 잘 지내라... -일산댁-

  8. Favicon of http://www.naver.com BlogIcon 지나가다 2014.09.14 0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도 기차사진 찍으러 다녀? 몸 건강히 잘 지내라... -일산댁-

  9. Favicon of http://www.naver.com BlogIcon 서기선사 2015.01.16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적을 기다리는 42000호 기관차 사진의 앞면에 스티커 투쟁의 흔적이 남아 있네요. 저놈을 몇 번은 운전했을 텐데 맘이 아프네요. 저놈들도 늙고 우리도 늙고 ........

  10. Favicon of http://WWW.NAVER.COM BlogIcon 알스톰 2015.09.19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보다 현역 중형기관차에서 결번이 생긴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참고로 "대구 카톨릭상지대학"은 안동에 있는 학교이므로 "카톨릭상지대학'


    으로만 표기하시면 됩니다.




정창식 | 조합원

내 나이가 갓 스물이 되었을 무렵, Bible이라도 되는 양 늘 품고 다니던 책이 한권 있었다. ‘신동엽 전집’

민중 속에서 흙탕물을 마시고, 민중 속에서 서러움을 숨쉬고 민중 속에서 민중의 정열과 지성을 織造(직조)ㆍ구제할 수 있는 민족의 예언자, 백성의 詩人(시인)이 정치 부로커, 경제 弄奸者(농간자), 腐敗文化 排泄者(부패문화 배설자)들에 대신하여 조국 心性(심성)의 본질적 前列(전열)에 나서 차근차근한 발언을 해야 할 시기가 이미 오래 전에 우리 앞에 익어 있었던 것이다. [신동엽, 1961년 조선일보]

동학혁명을 노래한 대 서사시 ‘금강’과 4.19 혁명을 시화한 ‘껍데기는 가라’ 등의 시. ‘詩人精神論(시인정신론)’ 같은 평론들이 그 시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당선되며 등단한 시인이, 10년 뒤 40의 나이에 간암으로 사망한 지도 그새 40년이 지났다. 하지만 시인이 노래한 ‘석양 대통령’은 아직도 없다.





散文詩(산문시) <1>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莊子(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知性(지성)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내는 미사일기지도 땡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思索(사색)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大統領(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신동엽, 196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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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훈 | 조합원


 

복수노조 허용 유예 마지막 13년째

  복수노조 금지 조항이 노동조합법에서 사라지고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관한 조항이 신설된 지 어언 1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기업별 노조에 한하여 두 차례 에 걸친 유예기간 연장이 있었고, 두 번째 유예기간도 이제 8개월을 남겨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예기간을 계속해서 연장한 이유는, 지난 호에서 간략하게 말씀 드렸던, 우리나라 의 대부분의 노조가 산별이 아닌 기업별 노조라는 기형적인 형태라서, 복수노조가 전면시행이 되면 산업 전반에 있어서, 노노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무엇보다 늘어난 만큼의 노조와 일일이 교섭을 해야함으로써, 단체 교섭 창구상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사용자측의 고민을 더 고려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논의를 마치기 전까지는 복수노조를 금지하겠다며 허용을 두 차례나 연장 하였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된 논의도 하지 못한 채 13년의 세월동안 두 번씩이나 양치기 소년의 거짓 외침이 되었습니다. 과연 이제 남은 8개월이 마지막 유예기간이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양치기 소년의 외침으로 끝날지? 이번호 에서는 복수노조와 관련하여 글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정말 시행은 하는가?

  이미 작년 9월 이영희 장관은 “복수노조 허용은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는 성격이며, 기업과 노조의 준비를 위해 복수노조 허용을 빨리 매듭짓겠다 ”고 공언한 바 있었고, 노동부는 10월부터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 문제의 입법시한에 대하여 올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짓겟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부터 아래와 같은 기사들이 나오는 것을 보니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긴 하지만, 복수노조 시행은 거의 기정사실이 된 듯 합니다.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내년부터 복수 노조가 허용될 경우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으면 사측이 회사 내 각각의 노조와 임금 등 단체협상을 벌여야 한다”며 “이 때문에 회사 내 노조 간의 교섭창구 단일화 및 단체교섭 방법과 절차 등을 규정한 관련법을 6월 3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동아 4월14일자 -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그런데 하나의 의문점이 생깁니다. 복수노조가 허용이 되어, 두 서너 개의 노조가 난립하게 된다면, 사용자는 각각의 노조와 일일이 교섭을 하고 그 교섭 결과에 따라, 노동자들은 소속노조 별로 교섭 결과에 따라 서로 다른 노동조건과 대우를 받게 될까요?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앞서 말한 바 대로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강제 하려 하고, 그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금까지 시행을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목적은 단체 교섭에 한 번만 응하려는 사용자측의 편의를 더 고려해 준 것이긴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동일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동일해야 한다는 평등원칙이 있기 때문에 창구 단일화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교섭창구 단일화에 대한 방안으로 몇 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방안으로는 선거를 통하여 다수의 노조 중 대표노조를 선출하여, 교섭 창구에 내보자는 배타적 교섭대표제라는 방안과,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소수조합에도 최소한의 인원수를 배정하여 교섭위원회를 구성시켜서 교섭창구에 내보자는 비례적 교섭대표제가 있으며, 또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방안들이 거론 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언론이나 여러 문헌자료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배타적 교섭 대표제와 비례적 교섭 대표제가 가장 주요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어떤 식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던,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기본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방안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면 안 될 것이며,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해치고 노동자의 단결을 해하는 방향으로 악용되어져는 결단코 안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난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

  창구 단일화와 함께 사용자측의 입장을 고려해 준 특별 서비스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조항이라는 것이 또 다른 난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원래의 취지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경비를 지급함으로써 발생하게 될 노동조합이 사용자에 귀속됨을 막아 경제적으로도 독립해 자주성을 확립하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노조 수가 늘어나면 전임자 수도 늘어날 것이며, 그에 따른 전임자의 임금을 사용자가 부담하게 된다면,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사용자의 입장을 한 번 더 고려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복수 노조허용과 샴쌍둥이처럼 태어나 13년째 같은 유예기간을 두고 있으며, 둘이 절대적으로 분리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개인적인 의문이지만 복수 노조가 허용이 된다고 해도 전임자의 임금지급이 금지된다면, 돈이 없는 노동조합은 조합비로 전임자 임금 충당하기 바쁘기 때문에 노조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하며, 재정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설립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므로, 복수노조 허용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집니다. 그런데 왜 굳이 같이 묶어서 유예기간을 두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복수노조는 허용하되 임금 지급금지는 폐지하던지, 안되면 노동조합이 경제적으로도 완전한 자주성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유예기간을 더 늘려야 합니다.


복수노조 약인가 독인가?
 

  구 노동조합법에서 복수노조를 금지하였던 것은, 어용노조의 출현으로 기존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것을 저지하여, 노동조합의 조직과 관련되는 분규를 사전에 예방하고, 노동자의 단결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자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 철도 노동자들에겐 이러한 규정이 오히려 독이 되어 88년과 94년 투쟁의 정당성이 훼손되었고, 어용노조에 의해 민주적 절차를 요구하는 현장 조합원들의 의사는 철저히 기만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의 철도노동조합은 바로 이러한 어용노조를 무너뜨리고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수많은 선배 노동자들이 피와 땀을 흘려야만 했던 고단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복수노조가 절실히 요구되었던, 과거 어용시절에는 정작 금지 되어 있다가 민주노조로서의 기틀을 확립한 지금에야 허용된다는 사실은 철도노동조합에게는 결코 약이 되진 않을 것 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더구나 얼마 전 노동부가 경총의 진정을 받아 운수노조를 법외 노조로 분류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고, 산별노조의 기틀이 아직 굳건하지 않아 기업별노조의 음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현실에서, 복수노조 허용이란 노동자의 단결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정 노동조합법에서 복수노조를 허용한 취지는 헌법에 규정된 단결선택의 자유보장과 ILO 협약 87조(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에 비준함으로써 이루어진 결과물이므로, 민주노조로서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함이 마땅하며, 노동조합도 이제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앞으로 생겨날 노조와의 경쟁체제에 노출이 되었음을 자각하고, 이에 따른 준비를 철저히 해야할 때라고 생각 합니다.
 
  또한 철도노조는 억울하게 70억이라는 채무를 지고 있는 실정이고, 게다가 전임자 임금지급금지까지 병합 되었을 때 지게 될 재정적 부담은 분명 노동조합의 역할수행에 큰 장애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른 최선의 대책들이 좀 더 현실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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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상민 2009.05.10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권석훈 기관사님 .
    글 잘 읽었습니다...
    내공이 상당합니다..일목 조목하게 쉽게 잘 정리하셨군요..

    앞으로 많은 건투 바랍니다..

▲‘09년 1월 운용된 열차운행정보기록자료 정밀분석 TF팀




기관사 000

 


지적확인 환호응답


“사고가 없으면 사고란 단어도 없다”

  부기관사 시절이다. 전철기를 찢게 만든 수송원을 혼내자 그가 우리 기관사에게 했던 말이다. 지적확인 환호응답이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분이 의외로 많다. 오래전 내가 경험한 사고를 들려주고 싶다.

  입환 중 객차를 분리한 입환기가 인상하려고 할 때 한 수송원이 정상방향의 전철기를 붙들더니 손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닌가. 직감적으로 ‘정지’를 외쳤다. 단폐단 운전이니 기관사도 그 장면을 봤다. 기관차가 멈추자 그가 전철기를 돌렸다. 이 순간 분명 나는 사고를 막은 것이다. 


  차에서 내려 수송원에게 “지금 당신이 잡은 진로는 불량이에요”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기관차가 움직이며 그 전철기를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허탈하게도 전철기는 그렇게 쨌다. 그나마 탈선 안 해서 다행이다. 나중에 물어보니 기관사는 ‘정지’소리를 듣고 멈추니 바로 수송원이 전철기를 전환하기에 자신이 진로를 잘못 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전철기가 전환되자 다행이라 생각하며 바로 지나갔다고 한다.

  당시의 사고는 수송과에서 알아서 다 해결했다. 막걸리로 해결되던 시절의 얘기다. 기관사와 나는 정확한 지적확인을 하고도 결과적으론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이런 사고로 조사를 받으면 뻔한 질문이 나온다.


조사관: 지적확인 환호응답 제대로 하셨나요?

승무원: “평소엔 잘했는데 이때만 못해서...” (머리만 긁적긁적)


  하지만 앞선 사고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조사관: 지적확인 환호응답 제대로 하셨습니까?
승무원: 그래 분명 제대로 했다. 왜 꼽냐?
조사관: 그런데 왜 사고가 났습니까?
승무원: ‘글쎄 그게 이상하네......’


  뭐 이런 상황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속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고가 나면 “지적확인 환호응답”을 못해서 조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났기 때문에’ 받는 것이다. 지적확인을 제대로 했으면 사고가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했어도 혹은 할 틈도 없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이 좀처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소위 “낚이는” 것이다. 그래서 ‘기관사만 죽이면 돼’라는 공식이 생긴 것이다. ‘우연’과 ‘지적확인’을 처벌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공사는 그것도 모자라 별 희한한 생명체를 만들어 냈다.


▲ 안전지도사 한시적 증원 운용 워크숍 단체 사진



야바위

  대한민국 전문직에 ‘야바위꾼’이 있다. 손에 고무줄 두 개 쥐고 긴 것 뽑으면 몇 배로 준다고 떠들지만 뭘 뽑아도 결과는 똑같다.
  요즘 그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뭘 뽑건 늘 지는 게임.
  그걸 잘 알기에 중요한 운전은 뒷전이고 기분 맞춰주느라 개고생해야 하는 그 분. 바로 안전지도사다.
  이 양반들이 재미 붙인 것이 ‘지적확인 환호응답’이다. 규정책을 보라. 내용이 정말 ‘천문학적’이다. 이걸 그냥 참조 하라는 게 아니라 모두 다 하란다. 하지만 다 할 수 없다는 걸 그들도 뻔히 잘 안다. 그러면서 생색낸다는 말이 ‘상황 봐서 요령껏’ 하면 되지 않느냐고? 
  야바위꾼도 말한다. “긴 것 잘 뽑으면 되잖아~”
  당당하게 말하자. 이건 아니다. 우리의 업무는 열차운전이다. 옆에선 쉽게 보여 문제다. 양궁을 보라. 얼마나 쉬워 보이나. 막상 해보면 활시위도 못 당긴다.
  
  지적확인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다양한 보안장치와 함께 기관사의 의식을 환기시키는 행동일 뿐이다. 하지만 보안도에 있어선 빵점이다. 감속신호 보고 정확한 지적확인 한다고 ‘지적확인’이 벌떡 일어나 알아서 제동이라도 걸어주던가? 정작 보안에 있어 가장 중요한 ATS가 고장 나면 승인받고 캇트해서 운행을 한다. 제동력에 약간의 손실이 있을지언정 완해불량엔 ‘캇트’하고 운행을 한다. 물리적이며 객관적인 상황임에도 이렇게 융통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안전지도사에게는 융통성이 없다. 갖다 대면 뭐든 다 걸린다. 게다가 매우 자의적이고 즉흥적이다. 그냥 그 사람의 기분이 법이다. 기분에 따라 증거 없이도 처벌을 하는 초월적 사법기관이다.
  정차하려고 제동 쓰고 집중하는 기관사에게 ‘정차역’ 지적확인 안 했다며 시비를 걸어온다. 정지목표 지나면 이건 또 ‘정지목표 실당’, 목소리 작으면 자세불량 추가요∼ 


  더 고약한건 모든 걸 그 즉시 재단하는 자세다. 역 통과속도를 모르는 기관사가 있는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속도데이터를 검사해서 결국 잡히게 되어있다. 지난 몇 년간 아무 일 없었다면 그 기관사는 통과속도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 몇 년의 실적조차 과감하게 무시하고 그 순간만을 집착하는 용감함이 두렵다. 기관차벽에 등 붙이고 혼자 손을 흔들다가 뽑으라며 주먹을 쑥 내밀면 우리는 뭘 고르건 반드시 진다. 돈 잃으면 그래도 낫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야바위에 걸리면 공연히 짜증만 나고 안전운행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사고예방을 해야 할 안전지도사들이 이렇게 야바위나 하며 ‘사고’ 치고 다니고 있다.


짭새와 외계생명체


  내 차에 아무 이유 없이 경찰이 탈 리 없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찰이 내 차에 타고선 ‘당신 사고 칠 것 같아서 미리 벌금딱지 하나주니 앞으로 잘해’라고 하면 이거 뭐라고 해야 하나? 그럴 땐 주저 말고 뺨을 한 대 후려쳐라. 지적확인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게 아니다. 또한 안전지도사가 전혀 쓸모없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멀쩡한 사람들에게 ‘이상하다'며 속 긁고 다니는 안전지도사라는 외계생명체는 이제 그들의 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사고란 낱말이 없다고 사고가 없어질리 없다.
안전지도사가 없어진다고 안전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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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철 | 조합원




  이글은 개인적으로 2종 면허 취득과정에서 TEC 시운전 과정까지 겪으면서 느낀 점,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점 등을 적어본 글입니다. 공감하실 분도 계실 것이고, 반대 의견을 갖는 분도 계시리라 봅니다. 그리고 이 글의 내용은 서울기관차지부의 공식적 의견이나 입장도 아닌 개인 조합원의 생각을 기본으로 한 글임을 이해하시고 의견이 있으신 분은 서기지부 블로그(www.seogi.org)에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전기차 2종 면허

  교육-시험-시험-시험-시험

  요즈음 전기차 2종 면허 시험은 기관사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3주의 이론교육과 모의운전연습기 기능교육, 현장 실습, 교육수료, 이론시험, 모의운전연습기 기능시험을 통과하면 철도안전법에 정해진 교육수료 과정을 통과하는 것이다. 교육수료 후 국토해양부 산하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2종 전기차 면허 필기시험, 모의운전연습기 기능시험을 통과하면 2종 전기차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철도차량 면허 소지자라는 이유로 5주라는 짧은 교육기간 동안 대한민국 전동차 전 차종을 공부해야 한다. 저항차, 초퍼차, 3VF, IGBT 등 수많은 차종, ATS에서 ATC, ATO, MBS(Moving block system)까지 속으로 들어가 보면 차종마다 다른 전기결선, 제동장치 등등. 아마 슈퍼컴퓨터라도 다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다.
  분명히 면허시험 제도 자체가 문제를 안고 시작되었다. 법이 제정될 때부터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와 사측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노동조합은 한 두 차례의 공청회 과정을 거치면서 목소리를 높여 보기도 했지만 역량 부족이었다. 제도가 법으로 만들어지고 동력차 차종이 바뀌면서 평생 디젤기관차만 운전하다 퇴직할 줄 알았는데... 고속으로 동료들이 떠날 때 나는 디젤기관차를 가지고 박물관에 갈 것이라고 큰소리 쳤는데 전기차 1종 면허도 따고 전기차 2종 면허도 갖게 되었다.

면허시험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시험에 대한 중압감 없이 교육도 받고 면허시험도 통과하고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짧은 교육시간 수없이 많은 차종. 기술 발전의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기본 차종을 정해 시험범위를 한정하여 부담을 덜 수 있다면 한결 수월할 것이다.
 
  이론교육 시간을 늘리고 기본차종을 정해 면허시험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실기시험은 모의운전연습기라는 기계를 이용해 평가를 해서 80점을 넘어야 합격하는 과정이다. 다른 차의 면허시험이나 국가자격시험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배울 수 있고, 실비를 지급하면 연습할 수 있다. 그러나 철도차량 운전면허시험 기능시험인 모의운전연습기는 한정된 장소에만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연습해서 시험을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철도공사 인재개발원, 지하철 교육원, 철도대학 실습장 세 곳에 모의운전 연습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 기능시험기와 다르고 자유롭게 연습료를 내고 연습할 수 있는 사설 모의운전연습기는 한 곳도 없다. 교육을 수료하고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 면허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휴가라도 내고 교육기관의 수업 일정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구걸이라도 하듯 교육장을 기웃거리는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모의운전연습기를 배치해야

  재직 기관사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시기적절하게 변화하는 동력차를 운전할 수 있는 기관사를 양성하는 문제는 개인의 일이 아니다. 공사의 사전 계획에 의해 필요한 숫자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현장 사업소에 각 차종의 모의운전연습기를 설치해서 기관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공항철도에서 기관사를 양성하기 위해 공항철도에 맞는 모의운전연습기를 설치해 놓고 교육했던 것처럼 철도공사 현장에도 부기관사가 기관사가 되기 위해서, 또는 다른 차종의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 시간 낭비하지 않고 사업소에서 모의운전연습기를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면허시험 과목 중에는 ‘도시철도 시스템 일반’이라는 과목이 있다. 7,80년대 노동자는 한 가지만 잘하면 밥벌이를 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이전에 비해 밥 벌어먹고 살기 부쩍 힘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관사가 차표에 어떤 종류가 있었고 발전소에서 전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철도시설물까지 송전되고 홈에 안내 전광판이 어떤 통신시설을 거쳐 표기되는지 모두 알면 좋겠지만, 반드시 알아야만 기관사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철도 일반적인 시스템 관련 과목이 8가지나 된다. 이 과목은 면허시험 과목이 아닌 철도 직원이라면 누구나 공부하는 일반적 교양 과목으로서 한정되어져야만 한다. 기관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면허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우리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직장 생활 33년 50대 아저씨도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2. TEC 제작사 교육

  철도 생활 33년.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철도에 첫발을 내디딜 때 수도권 전동차가 첫 운행되는 시기였다. 용산역 구내에서 스팀기관차로 입환을 하던 시절. 스팀기관차, 디젤기관차 2000, 2100, 3000, 3100, 3200, 4000, 4100, 4200, 4300, 4400, 5000, 6000, 6100, 6200, 6300, 7000, 7100, 7200, 7300, 7400, 7500대, 전기기관차(8000대), 전동차(저항차, 초퍼차, 3VF, IGBT), 객화차는 수도 없이 많은 차종이 나왔다. 동차 또한 니이가타, 캄인스, DEC, NDC, CDC, PP 등등...

  수많은 동력차, 객화차를 도입할 때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육이었다. 어려운 시절 돌이켜보면 미리 계획된 교육은 없었던 것 같다. 운행과 동시에 교육, 시운전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승객은 새로운 차량의 시험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물탱크도 싣고, 쇠덩어리도 싣고 영차 시운전도 한다. 이런 철도 발전과정에서 나에게는 제작사 교육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SLS라는 회사로 TEC교육을 받으러 가게 된 것이다. 공장의 분위기는 차량관리단, 정비창 같은 곳으로 공장 2층에 마련된 강의실은 우리를 위해서 창고로 쓰던 곳을 급조해서 만든 것 같았다.
  우리는 2기 교육생이다.
  2008년 10/20∼10/31 2주 70H 차량 12명, 운전 8멸이 첫 날 교육일정에 맞춰 교육받고 공장식당에서 점심 먹고 오후 교육 끝나고 봉고차로 숙소로 이동, 숙소를 배정받는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 2인용 침대에 샤워실, 화장실이 있는 모텔이었다. 관계자에게 문제제기를 하였다. 더블 침대에서 남자 둘이서 10일 동안 생활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1기에서 문제없이 넘어갔는데 왜 그러느냐는 반응이었다. 계속 항의를 하자 저의 방은 온돌방으로 바꿔주고 침대방은 따로 잘 수 있는 이부자리를 추가로 주기로 하고 숙소에 들어갔다. 이틀째 계속되는 교육. 강의실에 모기가 어찌나 많은지 모기와의 전쟁이다. 강의실에 에프킬러가 왜 있는지 의문이 풀렸다.
  강의 내용은 주로 차량관리원 위주의 검수교육으로 승무원들에게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이후 500여량의 TEC, XEC가 도입될텐데 제작사 교육을 차량과 승무를 분리해서 교육해 줄 것을 요구한다

  교육교재는 A4크기 890쪽, 보조교재용 프린트물이 570쪽, 한 시간에 20쪽을 소화해내야 하는 분량이다. 기계를 분해, 조립하는 방법, 구조 작용 등등...  교육 내용은 차량 제작하는 기술자 양성 과정 같았다. 10일간 교육을 마치고 남은 것은 책 두 권과 교재만큼 두꺼운 프린트물, 마산 시장에서 먹었던 술과 회뿐이다. 기억나는 것은 Key를 삽입하고 Pan up switch 취급하면 ATP 부팅되고 VCB 투입되고 SIV 살고 One Handle로 되어 있는 주간제어기를 움직이면 차가 움직인다는 것. 이정도면 나름대로 2주의 교육성과가 있는 것은 아닐까?


3. 직무 역량과정 1기 TEC 전기동차

  전기차 2종 면허를 취득하고 제작사 교육을 받고 TEC 전동차 신차교육을 받는 과정이다. 교육생 25명 중 제작사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 비율이 반 정도 된다. 총 교육시간은 5일 35시간인데 이중 16시간은 이론교육(기계장치 5시간, 전기장치 6시간, 제동창치 5시간), 14시간은 현장실습이고 5시간은 입교식, 청렴과 부패 교육, 평가, 수료식 시간이다.

  병점 기지에서는 차량관리원 동료로부터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기기배치, 취급, 작용 등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운전실습은 제작사 교육을 받고 먼저 운전경험이 있는 동료들과 토론형태로 시간을 보내 상호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신차교육 중 아쉬운 점은 차량에 대해 몇 가지 의문사항이 있을 때, 이것을 속 시원히 풀어줄 교관이나 강사가 없다는 점이다. 제작사 교육 중에는 주변에 제작사 직원들 기계부품 외주업체 직원들이 있어 언제든지 의문사항을 해결할 수 있었다.

거기까지 알아서 뭐해?

  특히 교육 중에 불만스러운 점은 “기관사가 거기까지 알아서 뭐해? 알 필요는 없어. C/I가 어떻게 동작되는지 교류모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SIV가 어떻게 25000V/AC에서 440V/AC를 만들어 내는지 알아서 뭐해?” 이런 이야기들이다. 기관사들의 꿈과 희망은 새로운 차종이 도입되면 누구보다 먼저 배우고 싶고 기계가 어떻게 동작되는지 어떤 원리에 의해 굴러가는지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술들을 후배들에게 가르쳐주면서 철도는 발전해 왔는데, 그 꿈과 희망, 배움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삼가해 주시기 바란다. 제작사 교육을 받은 동료는 복습의 과정이었을 것이고, 과거 전동차 경력으로 면허를 취득하신 분들은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본다.

  교육시간이 짧아 충분히 차량에서 현차 실습을 하지 못한 점. 25명이 서울-신창간 2왕복 정도 운전실습밖에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기수 TEC 교육은 제작사 교육을 받지 않은 동료들이 처음 전동차를 접해보는 교육일텐데, 교육시간을 늘리고 실습시간도 늘려 새로운 차량에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4. 차량시운전 

  철도안전법 35조 철도차량의 성능시험, 시행규칙 59조 성능시험의 대상 및 기준, 기술검토, 부품시험, 구성품 시험, 완성차시험, 철도차량 운행선로 시운전.
  안전법에 명시된 복잡한 시운전 과정을 통과해야만 철도차량으로서 인증을 받게 된다. 아래 명시된 표는 제작사에서 차량 본선 시운전 항목을 정해 현재 시험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완성차 시험, 시운전 데이터등의 기술적 자료 공개되어야

  주워들은 몇 가지 숫자들이 있지만(150Km/h에서 제동거리 1000m, 최고속도시험 165Km/h, 소음측정시험 70db 등등) 수없이 많은 기준 데이터 값이 얼마인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는지, 담당자 몇 사람 외에는 누구도 어떻게 완성차 시험이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 제작사 교육 시에도 자사부품, 자사차량이 기술적으로 완벽한 차량이라고 교육하고 소개한다. 시운전 시험치의 데이터들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저장되어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다면, 실제 영업운전 시 많은 도움이 되리라 판단한다.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은 고작 시운전에 참여했던 기관사 몇 사람뿐이고 그것도 그날 운전도중 시험했던 내용 정도이다. 예를 들어 C/I 1개를 차단 시운전 해보니 속도가 130Km/h까지 올라가는데 별지장 없더라 또는 금정 고가선에서 C/I 1개 차단하고 정지후 고가속으로 취급 출발했는데도 문제없이 올라가더라 등등...
  회사의 이름을 걸고 승객들에게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차량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면, 시운전 과정에서 벌어진 기술적 자료들을 공개하고 공사는 이들 자료가 실제 영업운전에 들어갔을 때 종사자들이 그 자료를 토대로 완벽한 검수를 해내고 기관사들은 보다 안전한 열차운행을 해낼 수 있도록 조치해야만 한다. 이러한 일이 잘 이뤄져 삼박자가 맞는다면 훌륭한 TEC 열차 생산품이 나오리라 믿는다.


5. 영업 시운전

  열차라는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마지막 점검하는 시운전이다. 차량 점검 시운전을 끝내고 이제 승객 곁으로 가기 위한 준비작업인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차량 중련 시운전이 계속되고 잇는 기간이다. 영업시운전 과정은 제가 잘 알지 못한다. 어떤 절차에 의해 어떤 계획에 의해 영업시운전을 하는지 궁금하다. 짐작컨대 동력차 행로표에 의해 동력차 검수주기, 동력차 운행효율, 승무원 사업표, 열차승무원사업표, 열차운행시각표 등등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과정은 높으신 분들이 잘 하시겠지만 현장 직원들에게 공개되고 계획 과정에서 장단점을 토론하고 문제점을 제거해 나간다면, 보다 좋은 품질의 열차 상품이 생산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TEC 1인승무수당 요구해야

  차량 제작과정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영업운전이 3월에서 5월, 7월 여러 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염려되는 문제는 차량의 검수주기, 검수인력 확보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승무원 관련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1인승무 수당과 관련된 문제이다. 승무원 입장에서 볼 때 당연히 지급되어야 한다. 과거 CDC의 1인승무 문제나 전동차와 관련 10량 편성을 6량, 8량으로 만들면서 차장승무를 생략한 경우만 1인승으로 인정했던 과정. 그리고 DL, PP를 1인승무 시키기 위해 수억 원의 개조 비용을 투입하고도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일인승무를 하지 못했던 경험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새로운 동력차가 도입되면서 8200대 1인승무 문제를 노사가 협의해 시행을 했던 과정을 볼 때, TEC, XEC라는 새로운 차종도 한판의 싸움과 협의과정에서의 진통을 겪어야 해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노동조합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노조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시길 바란다. 사측의 입장은 이미 운전지부장회의 자료에서 보듯이 분명하게 결정된 듯 보인다.


<2009년 4월 14일 14:00 운전지부장 회의자료>
10. 간선형전동차(TEC) 운행 시 기관사 1인수당 문제
 ○ 요구안 및 사유
  - 서울~신창 운행예정(‘09.7.1일)인 간선형전동차 운행기관사에게 1인승무수당 지급

 ○ 공사의견
  - 수당 지급부분은 임금교섭 협의 사항임
  - 1인승무수당 지급 사유는 2인승에서 1인승으로 전환됨에 따라 인력운용 효율화가 있기에 이를 지급하는 것임
  - TEC는 수도권전동차와 같은 차종이고 운행구간이 동일하므로 수도권전동차 기관사에게 1인승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TEC 운행기관사에게 지급곤란
  - 향후 경부, 호남 간선형전동차(XEC)는 현재 새마을동차 열차가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관사 2인승에서 1인승으로 전환하므로 경영개선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됨


안정적인 영업운전을 위해서는
 
  일인승무 수당 문제뿐 아니라 단협, 근무기준안의 동력차승무원 관련 조항, 준비, 정리시간 조항, 업무관련 규정 조항, 예를 들어 출입문 고장 시 전동차에 준해 폐쇄, 차단막 설치, 안내원 승차, DIRS 승인취급 등을 할 것인지 일반열차처럼 운행 중 출입문이 열려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운행할 것인지, 속히 정리해서 직무역량 과정 TEC 교육 시간표에 규정도 한두 시간 배정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정거장에서는 정지목표 설치 위치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4량, 중련 8량을 어느 위치에 열차를 세워야 장애우들이 불편하지 않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T1차 장애우 승차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는지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휠체어로 승차할 수 있는 출입문에 휠체어 표시를 하면 승객취급을 신속히 해 정차시간을 줄여 정시운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례운전취급에 저상홈에서 고상홈으로 변경시 차량고장으로 구원운전 취급 시, 절연구간 운전취급, 중련연결하기 위한 운전기법, 특히 DL구원조건이 발생했을 때 취급법 등등. 시운전 과정에서 준비하고 실습하고 반복 연습해야 실전 영업운전에 들어갔을 때 최고의 열차 상품이 될 것이다.


TEC 서울-신창간 운행 예정 시간표
<정차역>
서울, 용산, 영등표, 안양, 수원, 오산, 서정리, 평택, 성환, 천안, 아산, 온양온천, 신창

<시각표>
서울-신창 간 운전시간 1:33, ( ) 중련열차
(5:00), 5:30, 7:10, 8:10, 9:55, 11:55, 14:10, 16:20, (18:30), (19:00), (20:40)
신창-서울 간 운전시간 1:33, ( ) 중련열차
(5:00), (6:00), (7:00), 7:30, 9:40, 12:00, 14:10, 16:20, 18:30, 19:00, (20:40)

  기관사 입장에서 최적의 승무행로표가 작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조건상 결코 좋은 사업표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아 염려된다. 병점 차량 사업소에서 일상검수를 하게 되는데, 어느 시간대에 일상검수를 하느냐에 따라 동력차 운행 행로표가 바뀌게 되므로 승무원의 사업행로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운행 예정 시각표를 볼 때 편성 수가 여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두 번째 3개 승무사업소에서 사업을 맡아 운행하는데 시,종착역과 멀리 떨어져 있고 차량사업소와 승무사업소가 멀어 편승, 회송사업이 많이 발생하게 되고 열차 운행간격이 30분에서 2시간 30분이나 발생하게 되어, 최적의 DIA를 만드는데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사업표가 만들어지기를 원하십니까?
  위 시간표를 참조하여 다양한 행로표를 구상하시고 지부에 건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업소 뿐 아니라 3개 사업소가 최적의 행로표를 만들어 주어진 사업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6. 영업운전

  차량이 만들어지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열차라는 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을 살펴본 기분입니다. 지적했던 많은 문제점들이 해소되고 최상, 최고의 열차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는 TEC 열차가 탄생되리라 믿습니다.
  SLS 노동자들이 땀 흘리면서 용접하고 조립하고 있고, 철도노동자들 또한 어려운 조건에서도 좋은 차를 만들어 내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관사들은 휴일 날 쉬지도 못하고 시운전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열심히 뛰는 만큼 이번 7월 1일은 서울역 경인 1번선에서 그리고 신창역에서 TEC 첫차가 힘찬 기적을 울리며 출발 테이프를 끊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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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 조합원




  1980년대까지는 서울 곳곳에 극장들이 제법 많았다. 이 극장들은 이른바 개봉관이라 불리는 국제, 국도, 대한, 단성사, 피카디리, 허리우드 등 서울도심 4대문 안의 1류 극장들과 외곽지역의 2류 극장인 재개봉관, 한물 간 영화 두 편을 묶어 틀어주는 동시상영관과 쇼도 보고 영화도 보는 극장들로 이루어진 3류 극장이 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던 영등포는 철도를 통해 들어오는 서울의 관문 같은 곳으로 일찍부터 상가가 발달해 있었고 도시빈민이 밀집해 살아 유동인구가 많았다. 영등포에는 연흥, 경원, 영보, 서울 극장이 시장 로타리길을 타고 재개봉관으로 주민들의 인기를 끌었고, 신길동쪽의 경신, 양평동쪽의 남도극장은 3류 극장이었다. 이중 연흥극장은 아직도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데 당시 미아리의 대지극장, 천호동의 천호극장, 남영동의 성남극장, 가좌동의 은좌극장은 연흥극장과 더불어 중견 극장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극장은 독특한 영업사원을 두었는데 자전거 프레임에 영화포스터를 말고 스테플러 하나를 챙겨 동네를 돌았다. 이들 영업사원은 동네를 돌면서 쌀집이나 문방구, 구멍가게, 만화방 등의 벽에 포스터를 붙이고 포스터를 붙일 때 마다 가게 주인한테 초대권이란걸 주었는데 가게 주인들은 이렇게 받은 극장 초대권을 사람들에게 팔았다.
  이렇게 초대권을 사면 정상적인 영화 가격보다 싼 값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초대권을 구해서 영화를 보러갔다. 아마도 고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자전거 극장맨이 갑자기 길을 걷던 필자 앞에 서더니 초대권 한 뭉텅이를 주고 말없이 사라졌다. 영화의 제목은 ‘오! 인천’이었다. 한국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해낸 유명한 인천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스펙타클 초대권 한 뭉치는 학교 교실에서 작은 종이 헬리콥터로 만들어져 4층 아래의 운동장으로 날았다. 시험기간에 종영날짜가 단 하루 남은 초대권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Oh, Inchon!

  ‘오, 인천!’은 전설의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 같은 영화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도자 문선명 선생이 갑자기 신의 계시를 받아 눈물을 흘린 끝에 좌경, 용공사조에 물든 세상을 구원하고 맥아더 장군의 거룩함을 다시 한번 남한을 비롯한 전 세계 민중들에게 환기시키고자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자하여 영화제작에 나선다. 허리우드에서 한국전에 관계된 영화를 만드는 것은 국가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 판단하신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적극적인 마음의 지원을 천명했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지금의 CSI과학수사대를 제작한 제리부룩하이머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던 007시리즈 영화세편을 만든 테렌스 영이었다. 주연배우는 역시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열연을 펼쳤다.

  공식 제작비는 44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는데 9000만 달러 이상 들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현재와 같은 CG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던 시기인지라 전쟁이라는 대규모 스펙타클을 찍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지만, 코메디 같은 사건들로 시쳇말로 돈을 처바르게 된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등대 세트가 태풍에 날아가 버린다거나 상륙작전을 감행해야 할 배들이 조감독의 실수로 엉뚱한 곳으로 달아나버려 처음부터 다시 찍었다는 촬영후일담은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간증이었다. 백미는 맥아더를 환영하는 군중신이었는데 촬영을 하고나니 군중들이 너무 적어 요즘 일요일 오전에 하는 재연드라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나왔다. 엑스트라를 더 투입해 촬영했으나 이마저도 앞 장면과의 아구가 맞지 않아 300만 달러를 더 들여 촬영을 완성하는 고투를 겪게 된다. 이 영화에는 한국의 명배우들도 대거 참여했는데 현재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부친 남궁원, 연기파 배우 이낙훈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KBS방송에 출연하여 ‘오! 인천’을 보는 것은 애국의 한길로 일떠서는 일이라며 단순한 영화 홍보가 아닌 국민의 도리를 지켜야 함을 역설했다. 
  여기에 예술분야에 대한 발언이 별반 없었던 한국자유총연맹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오! 인천’을 보는 것은 반공과 애국의 길에 나서는 것이라는 이례적인 성명도 발표된다.

깐느를 감동의 도가니로

▲ 재클린 버셋 “돈이 아니면 나오지도 않았죠”

  5년의 파란만장한 제작기간을 거친 이 대작은 결국 칸에 초청되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우리 조선일보는 ‘깐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간 화제의 걸작’이라고 제목을 달아 썼고, 이 신문을 본 시민들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명작에 대해 뜨거운 자부심으로 애국의 기치를 높였다. 칸에서 2시간 20분이라는 상영시간을 다 채운 뒤 영화제작진은 칸의 충고를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칸에서는 2시간 20분 동안 감동의 물결에 젖어있기에는 심신이 너무 고통스러우니 조금 줄였으면 한다는 사람들의 조언이 앞을 다투었고, 결국 35분을 잘라내 1시간 45분짜리 영화로 재편집된다.
  특히 이들 잘라내버린 필름 중에는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출연배우가 “제발 자기 나오는 분량 좀 빼달라”고 사정해서 빠진 부분도 있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예사로운 영화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주인공으로 나오는 재클린 버셋은 토크쇼에 나와서 돈 때문에 찍었고 자기는 영화를 보지도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 영화는 상복도 터지게 되는데 골든 래즈베리상 6개부분 후보에 올라 무려 4개를 싹쓸이 하게 된다. 당시 전두환 국왕폐하를 위한 신문인 서울신문은 “한국전(戰)영화의 쾌거”,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헐리웃의 권위 있는 관계자들이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영화”라며 한국전 배경영화의 쾌거를 극찬했다.

  다음은 골든 래즈베리상의 수상내역이다.

  ․ 1982년도 골든 래즈베리상
  ․ 최악의 영화상
  ․ 최악의 각본상
  ․ 최악의 남우주연상 (로런스 올리비어)
  ․ 최악의 감독 상 (테렌스 영)
  ․ (노미네이트) 최악의 남우조연상 (벤 가자라)


오! 인천철도

  요즘 한창 뜨는 개콘의 봉숭아학당 코너를 보면 빼짝 마른 친구가 나와 스타가 되고 싶냐며 명함을 뿌린다. 스타는 아니지만 부자가 되고 싶으면? 게다가 내 돈은 한 푼도 안들이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떼돈을 벌고 싶으면? 떼돈도 정부가 거져 주는 돈이라면? 방법은 간단하다. 사회간접자본 민간투자유치 사업에 뛰어들면 된다.
  민간투자유치사업이란? 흔히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불리는데 국가재정의 부족을 민간자본의 투자로 대체해서 사회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을 유치한다는 취지다. 민간자본이 사회기반시설의 완공과 동시에 시설의 소유권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이전된다. 사업시행자인 민간자본은 일정기간(보통 20-30년)의 관리운영권을 갖고 시설을 운영함으로써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민간자본과 국가 또는 지자체는 시설운영과 관련해서 계약을 맺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간자본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때 국가가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국가보조금은 앞서 말한 수요량 예측에 따른 예상수익을 기준으로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그럼 이 과정에서 돈은 어떻게 벌 수 있는가? 일단 건설비는 국가가 보장해 주는 사회간접자본이니까 은행에서 대출받으면 된다. 또는 PJ(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 불리는 투기성 투자금을 모아도 된다. 그러므로 당장 내 돈은 한 푼도 안 들어 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수요량 예측이다. 사실 이것이 돈 버는 핵심인데 무한정 부풀리면 되는 것이다.

돈 버는 비밀, 수요량 부풀리기

  서울-춘천간 민자고속도로의 경우 민간 사업자는 5만2천대의 하루 교통량을 예상했지만 감사원과 국토연구원조사결과는 민간사업자의 절반에 불과했다. 서울의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을 잇는 우면산 터널의 경우 총 1384억의 공사비가 들었지만, 30년간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는 공사비의 18배에 달하는 2조 5천억이나 된다. 2004년 6월 정부의 인천공항철도 실시계획 승인확인서에 따르면 2007년 실시협약 예상 수송수요는 1일 20만 7421명인데 반해 한국교통연구원이 조사한 인천공항 1일 입출국자 예상인원은 8만 명에 불과하고 환송객, 공항종사자, 승무원 등을 포함한 항공관련업체 종사자 등을 포함한 총 이용인원도 13만 8316명에 불과하여 당초 예상수치에 훨씬 못 미쳤다. 공항이용객과 관련종사자들이 택시, 자가용, 통근버스, 공항리무진 등 다른 교통수단을 제쳐두고 모두 공항철도를 이용해도 예상수송수요를 감당해 낼 수 없는 수치를 전문적 검토 끝에 나온 결과라고 들이밀었다.
  이들 민간 사업자들은 수입이 나면 나는 대로 좋고 안 나도 뻥 튀겨 놓은 예상수익률로 정부보조금을 받으면 되니 이렇게 좋은 사업이 어디 있는가?

전 철도청장 정종환 장관의 작품

  인천공항철도 민자유치가 되던 1998년으로 타임머쉰을 타고 간다면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이다. 민간사업자들과 정부의 사업체결식에서 정부 측 대표가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정종환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천문학적인 건설비가 들어가는 인천공항철도 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하게 되어 정부의 재정부담 감소와 민간운영기법 도입으로 인한 경영합리화로 철도운영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자찬했다.
  그러나 오늘날 유령철도가 된 인천공항 철도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뚜껑을 열면 열수록 끝없이 많은 문제만 생겨나고 있다. 노선설계의 적절성, 공항이용 편의성, 고속도로와의 상호 보완성, 전력방식, 수요예측 등 모든 것이 주먹구구요 땜질처방으로 일관되어 있다. 소위 국토부의 전문가들과 민간기술자들이 한 일이라곤 어떻게 하면 국민세금 거덜내는냐 경쟁한 것 밖에 안 되는 형상이다.
  이미 건설단계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은 문제점을 지적했고 대안마련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모르쇠로 일관했던 정부는 이 부실덩어리를 철도공사에 떠넘기고, 자신들의 책임을 슬그머니 덮으려고 하고 있다. 더구나 이 과정도 아무도 모르게 유령이 결정해 버렸다.

인수는 했으나, 인수를 결정한 사람은 없다?

  철도공사는 인천공항철도 유치를 경찰청에서 오신 분과 관계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누가 이 중요한 사항을 결정했다는 것인가? 우리는 강경호 전 사장이 뇌물수수로 물러난 이후 사장 없이 지내왔다. 철도공사의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철도 인수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현 사장인 결정한 것도 아니면 유령이 결정했다는 것인가?
  인천공항철도의 철도공사인수 과정도 국토부의 보도자료 하나로 달랑 발표되었다. 인천공항철도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이런 결과를 가져온 집단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더욱이 정부는 철도공사에 대해서 5천여 명이나 되는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노력을 통해 적자를 한 푼이라도 줄이라고 요구하면서 부실 덩어리를 아무 대책 없이 떠넘기고 있다.

인수에 앞서 진상 규명이 선행되어야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구조개혁을 이야기 하면서 입만 열면 기반시설은 정부가 책임질테니 철도는 운영에만 신경쓰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과다한 선로사용료 요구로 정부의 기반시설 투자책임은 방기한 채 철도 적자타령으로 국민들에게 철도는 부실기업이라고 쇠뇌시키고 있다.
  인천공항철도인수에 따른 철도공사 부실도 시간이 지나면 철도공사의 경영부실의 문제로 치환되어 역시 공기업은 안되니까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자고 나설 것이다. 대책 없는 인천공항철도의 철도공사 인수는 정책실패의 책임을 덮고 이후 의도적으로 부실을 키워 철도 민영화의 구실로 삼을 수 있는 트로이의 목마이다. 지금이라도 철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라면 인천공항철도의 문제들에 대해 명확한 규명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철도공사로의 인수는 문제를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대안을 찾은 후에 해도 늦지 않다.


2009/04/24 - [서기지부] - 수조원대 국민혈세를 강탈해간 인천공항철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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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철 | 서울기관차승무지부장
이문용 | 서울역연합지부장
김광성 | 서울차량지부장




  안전운행 투쟁으로 유례없는 충돌이 진행 중입니다. 몇 개 소속의 식당 외주화 문제로 이렇게 큰 충돌이 일어날 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분명히 말씀 드리자면 이 투쟁을 이렇듯 키운 것은 저희들이 아니라 사측입니다. 사측은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었던 식당 문제를 노사협의 중에 보란 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또 이에 반발하는 안전운행이 시작되자 고소고발과 직위해제를 쏟아 부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유도한 것도 바로 공사 측입니다. 말 그대로 식당이라는 ‘사소한’ 문제를, 노동조합을 짓밟기 위한 수단으로 삼은 것은 바로 철도공사이며 그 꼭대기에 경찰 사장이 앉아 있습니다. 경찰사장은 이 기회에 철도노동조합을 아예 송두리째 무너뜨리겠다고 덤비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철도공사는 수색지구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탄압을 쏟아 부었습니다. 고소고발, 직위해제는 물론 하루 백 여 명에 가까운 본사, 지사 관리자들을 쏟아 부어 조합원들을 일일이 협박하고 있습니다. 반복열차 사용은 물론 운전명령번호 없는 열차번호 변경과 제동시험 생략 등 규정과 수칙을 어기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규정 준수’라는 안전운행지침에 사측은 ‘규정 위반’을 폭력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합원 여러분,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폭압적 탄압과 관리자들의 대량 투입으로 당장의 열차지연은 가까스로 막고 있지만, 이 투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투쟁이 진행되는 한 사측은 전전긍긍하며 비상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수색지구에 대한 사측의 치졸한 탄압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의 연대투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봉지구에서도 안전운행투쟁을 결의하였고 5월 11일 돌입할 것입니다. 또한 수색지구 안전운행을 지지 엄호하기 위한 지구별 천막농성투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화물연대에서도 자체 현안으로 파업을 준비 중입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동료들을 믿고 이 투쟁을 지속해 갑시다!

  철도공사의 이런 초강력 대응이 얼마나 지속되겠습니까? 조만간에 스스로 지치고 말 것입니다. 사장 잘못만나 ‘개고생’하고 있는 중간관리자들의 표정과 불만을 보십시오. 반면 우리는 서서히 위축감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식당문제를 단협투쟁의 전초전으로 만든 것도 경찰사장이요, 노동조합을 깨기 위한 수단으로 삼은 것도 경찰사장이지만 우리는 경찰사장 스스로 후회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철도노동조합이, 그리고 수색지구가 결코 만만히 볼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서로를 격려하며 꿋꿋이 나아갑시다!


2009/05/10 - [서울기관차이야기] - 서울기관차 구내식당 비상급식중!
2009/05/02 - [서기지부] - 열차가 지연되어 죄송합니다. 그러나...
2009/04/28 - [서기지부] - [성명서] 정원감축, 식당외주화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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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 서기지부 교선부장






허철도의 이중성

  얼마전 YTN에 허철도가 등장했다. 인천공항철도 인수와 관련한 앵커의 질문에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라는 어이없는 답변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정부에 대해서는 막대한 부채도 인수하는 한없는 자비를 베푸시는 한편 직원들에게는 인정사정없는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이중적 태도에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다르게 표현하면 인천공항철도의 인수는 철도 직원들에게는 ‘아닌 밤에 홍두깨’이고, 구조조정은 정부에 대한 ‘허철도의 자비’요, ‘충성심을 가늠하는 지표’인 것이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철도의 인력 시스템(구조)을 리모델링(조정)하겠다고 만천하에 떠드는 와중에 감사실에서는 전국 각 기관차 지부에서 현재 운용중인 지부조를 폐지하라는 공문을 발송, 구조조정을 둘러싼 본격적인 싸움에 앞서 가벼운 잽을 날리며 탐색전,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지부조 뿐 아니라 학생조를 포함 별도로 운용되는 모든 승무조에 대해 시비를 거는 형국이다. 지부임원들의 손발이라도 꽁꽁 묶어 노동조합 전체의 활동력을 저하시키려는 속셈인가? 이미 승차권 문제부터 구내식당 외주화까지 어느 하나 기존 단협을 지키는 법이 없는 철도공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시 단협 4조[기존의 노동조건과 조합활동 권리보장]에 의거, 단협 위반임을 친절하게 설명할 인내심은 더는 남아있지 않다.


쫄리면 뒤지시던가

  현재 교번근무자에게는 1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되고 있으며, 단협 및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통해 시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감사실 마음대로 지부조를 폐지하고 싶다면 앞으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아닌 8시간 근로제를 적용하면 될 것이다. 왜? 그렇게 할 자신은 없는가? 영화 타짜의 주인공 고니라면 이렇게 한마디 덧붙일 것이다. “쫄리면 뒤지시던가"

  안면몰수에 귀머거리, 심지어 단기기억상실자 행세까지 하며 ‘이젠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케케묵은 유행어를 연상시키는 공사의 행태는 아무리 봐도 진부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진부한 방식을 고수해야 하는 나름의 애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애로의 배경에는 허철도가 두터운 배를 자랑하듯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임감독 허철도, 실험성과 폭력성 겸비

  ‘지부조 폐지’라는 감사실의 지시는 일차적으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나, 저들은 ‘무지’조차 일종의 전술로 활용하는 듯 하다. 하지만 사실 이 분야의 거장은 따로 있다. 인천공항철도를 한치의 의심도 없이 무식하게 덜컥 받아버린 그리고 아직도 스스로를 대한민국 폴리스라고 착각하는지 이사회장 앞을 육중한 물대포를 앞세워 수틀리면 언제라도 발포할 수 있다는 강한 포스를 각인시킨 신인 감독 허철도이다. 4월 23일 대전청사 이사회장 앞의 미장센(mise en scéne)은 국가의 원수와 장로를 겸직하는 자를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맹목적 신념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불행케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거대한 인류학적 실험장을 방불케했다. 또한 화려한 전력 때문인지 신인 감독치고는 결코 작지 않은 스케일이었다.

  진부한 감각에 무지몽매하기까지 한 본사 관리자들과 과감한 연출력을 선보인 신인감독 허철도의 호흡이 톱니바퀴처럼 척척 맞아들어가게 되는 순간 ‘철도 구조조정’이라는 비극적 대서사극은 완성될 것이다. 허나 매도 맞아본 놈이 안다고 했던가? 수십 년간 왜곡된 여론의 질타와 경찰의 몽둥이에 이골이 날대로 난 철도노동자들이 아닌가? 허감독의 의도마냥 비극의 대서사극이 무대 위로 올라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철도노동자가 보수언론이 묘사하듯 불법을 일삼는 전문 싸움꾼은 분명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스도나 고타마 싯다르타와 같은 무한한 용서와 사랑의 화신도 아니다. 다시 말해 허감독 아니 허철도에게 베풀 자비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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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학생들로 가득했을 옛 수도여고.
이제는 학생들의 그림자를 찾아 볼 수 없는
썰렁한 교실 풍경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아마도 지금쯤은 철거가 끝나 아파트가 들어섰겠지요.
교실 한켠으로 들어오는 한줄기 빛과 함께 오래 전 여고생들의
수다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오래전 교복 입은 내 첫사랑은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요?


사진, 글 김찬봉 |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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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납량특집 2009.05.11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마대자루,야구방망이) 맞던 학창시절이 생각 나네요 ㅋㅋㅋ

  새로운 사장이 부임한지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벌써 철도현장이 난장판입니다. 물론 공기업 노동자들에게 적대적인 이명박 대통령 아래에서 공기업 사장 노릇 해먹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철도공사 3만 명의 직원을 지휘하는 사장이라면 자신의 직원들을 보살필 의무가 있습니다. 아니, 최소한 보살피는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허사장 2개월은, 현장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관리자들조차 입을 쩍 벌리게 만들만큼 무모하고 어리석습니다. 5,115명 인력감축은 물론 부실덩어리 인천공항철도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인수해 버렸습니다. 스스로 철도공사의 ‘경영자’임을 포기한 순간이었습니다. ‘경영자’는 이익을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조정을 하자고 떠들 명분이라도 생깁니다. 수 조원짜리 부실덩어리를 무모하게 인수해 놓고 철도노동자들의 숫자를 줄여 경영수지를 맞추자고 한다면 초등학생들조차 비웃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신임 철도사장의 경영성적은 초등학생 수준을 미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부임 후 2개월간 노동조합과 직원들에게 가한 행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오자마자 고소고발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노동조합과 협의 중이었던 ‘직원승차제도 축소’와 ‘식당 외주화’를 일방적으로 시행해 버렸습니다. 철도공사의 경영간부회의에서 “노동조합이 복지에 써야 할 조합비를 하지 말아야 할 무의미한 데모에 쓰면 되겠느냐”고 비아냥거리더니 정작 자신은 직원복지를 향상시키기는커녕 대폭 축소하는 것으로 철도노동자와 첫 대면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색지구 안전운행에 가한 탄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고소고발과 직위해제는 물론 100여명이 넘는 본사와 지사의 관리자를 출동시켜 개별 조합원 한명 한명을 찍어 누르고 있습니다. 첨승도 모자라 기관사가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관제실과 본사, 지사, 사업소의 관리자들이 협박 전화질을 해대기 시작합니다. 차량검수원 3명에 본사직원 10여명이 따라붙으며 압박을 가합니다. 규정 지키기에 대항하여 사측은 규정 어기기를 강요하고 모욕을 줍니다. ‘한 대의 열차도 지연시키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대응할 수 있을지 우리는 느긋하게 지켜볼 것입니다. 우리는 정상적 업무를 수행하며 안전운행을 하고 있지만, 저들은 자신의 업무를 팽개치고 우리를 탄압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장은, 경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싸움을 걸러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노동조합과의 투쟁만을 자신의 목표로 삼고 온 것입니다. 사장의 임기는 잠깐이지만 철도노동자의 ‘임기’는 평생입니다. 사장은 철도를 잠시 거쳐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이지만, 우리는 평생 다녀야 할 이 직장을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완강하게 단결하여 우리의 직장과 우리의 가족을 지켜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울기관차 조합원 여러분,
  사장 잘 못 만나 고생들이 많으신 것에 지부장으로서 죄송하고 안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고생은 결코 ‘개고생’이 아닙니다. 우리의 미래와 직장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는 거름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말씀 드리자면, 평상심을 되찾기를 부탁드립니다. 사측의 탄압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우리는 평소와 같은 일상과 밝은 표정을 되찾아야 합니다. 사장이 아무리 광분해도 우리는 평화로워야 합니다. 지치는 자가 패배합니다.

서로를 돌보며 의연하게 나아갑시다!




2009년 5월 8일



지부장 신선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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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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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량한 시민 2009.05.10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 사람은 그 무섭다는 수색파 3대 조직 중 하나의 보스입니다... 요즘 계란 후라이 부치느라 정신이
    없고요...머리 밀어서 무서워보입니다. 겉으로 보면 합리적인 사람같은데 속은 완전 무대포입니다...
    요즘 살 많이 빠졌는데...행동대원들이 영양보충좀 시켜줘야..할텐데..

    • 순악질 2009.05.10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겉으로 보면 합리적인 사람같은데 속은 완전 무대포입니다
      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2. 순악질 2009.05.10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만 보면 "지부장이 아니라 조폭입니다" 같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실물보다 훨씬 잘 나온 거 같은데 ....

  3. 선량한 시민 2009.05.11 1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해가 있어 해명의 글을 올립니다. ...그 무서운 수색의 3대조직은요..2MB같은 세력들이 무섬탄다는
    소리였슴다...요즘 안전운행투쟁하느라 정신없는데 재미나고 끈질기게 유지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