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훈 | 조합원


프랑스 대혁명 이후 유럽의 각국은 봉건적 신분질서가 무너지면서, 모든 개인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합리적이라는 사상이 지배하게 되고, 시장 경제 체제와 사유재산의 절대보장, 계약에 있어서의 누구의 간섭과 통제도 없다는 기본원리에 의한 사회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발생한 근대 시민법은 무제한의 소유권보장과, 모든 계약에 있어서 국가나 제 3자가 개입하지 않는 계약의 자유를 철저하게 인정하면서, 사용자 1인과 노동자 1인은 각자가 평등한 개인으로서의 계약 당사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자본주의 단계에서 만들어진 근대시민법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와 그것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면서, 자본가들에겐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해주었지만, 노동자들에겐 16시간의 고된 노동에도 하루 밀빵 하나를 겨우 살 수 있을 정도의 저임금을 지급했으며, 일하다가 죽거나 다쳐도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보상도 받을 수 없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자본가와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노동자들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며 거리의 부랑자로 내몰리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였음에도 국가는 이를 수수방관만 하였다.

▲ 1903년 미국 탄광의 어린 노동자들



  이러한 초기 자본주의 체제에 불만이 고조된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단결하여 노동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동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던 당시 이러한 행위는 사회 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불법행위로 간주되어 수많은 노동자들이 강한진압과 탄압에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레닌헌법과 바이마르 헌법의 탄생
 

  이후 자본가와 정권의 모진 탄압에도 노동운동은 계속되었고,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고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해야한다는 혁명사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러시아에선 혁명이 성공을 이루고 레닌헌법이 탄생한다. 이렇게 탄생한 레닌헌법은 이후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헌법으로 채택 된다. 러시아 혁명의 성공을 직시한 주변국가들 의 자본가와 정치가들 은 체제의 붕괴를 두려워하여, 사회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노동자를 경제적 사회적 약자로 인정하여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을 부여하고, 자본가들에겐 사적 재산권의 남용을 금지하며 공공의 복리에 맞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급적 타협안을 제시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드디어 독일에서 바이마르 헌법이 탄생한다. 바이마르 헌법은 이후 우리나라와 같은 현대 자본주의 국가들의 헌법으로 채택되고 각국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노동법을 제정하게 된다. 우리헌법 또한 노동기본권 보장과 적정한 소득분배 경제력의 남용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혹 우리 주변에 “자본주의 국가에서 내돈벌어서 내가 마음대로 쓴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역설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아직도 19세기 초기 자본주의 시대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현대 자본주의는 내 돈이지만 내 마음대로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되어있으니까 말이다.

헌법
제33조 ①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제119조 ①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단체협약의 의의와 성질

  이번 글의 주제는 단체협약의 의의와 그 성질에 관해서 인데 먼저 노동기본권을 얻기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그 전개 과정을 미리 소개 할 필요성을 느껴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단체협약이 인정되기까지의 고난의 역사를 한번 느껴보자고 한 의도이다.

  단체협약이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 간의 단체교섭의 결과로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사항과 노사 간의 제반권리. 의무에 관한 사항을 합의하여 서면화한 것을 말한다.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으로는 국가가 직접 규율하는 헌법과 노동관계법이 있으며, 노사가 스스로 체결 또는 작성하여 규율하는 노사 자치규범(근로계약, 취업규칙, 규약, 단체협약 등)이 있다. 국가가 직접 규율하는 규범으로써 헌법은 두말 할 나위 없이 국가의 기본법 이자 최고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며, 노동관계법은 국가가 노사 관계를 직접 노동조건 및 노사관계의 최저 라인을 설정하고 그 규범의 준수를 강제 한다.
  노사자치규범으로는 노동자 개인과 사용자가 체결한 근로계약, 사용자 일방이 작성한 문서인 취업규칙(사규, 복무규정, 보수규정 등),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교섭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있다. 이중 단체협약은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처럼 일방적이거나 개별적이 아닌 단체와 사용자가 교섭하여 체결하였다는 점에서 그 어떤 사규나 규칙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다. 가령 단체협약에 위배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의 조항이 있다면 이 조항은 무효라고 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기준의 효력) ①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단협위반시 형사처벌까지 부과 가능

  단체협약은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계약의 성질을 갖기도 하지만, 위반 시 손해배상의무만 부과시키는 일반적인 계약과는 다르게 형사적 처벌도 가능하다. 예컨대 일반 상거래 계약이나, 주택임대차 계약 같은 경우 위약을 하면 위약금만 물리면 끝이지만, 단체협약위반의 경우엔 형사처벌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실질적인 준수의무를 지게 하기 위하여 행위자인 법인에 대하여서만이 아니라 대리인 또는.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에 대해서도 같이 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즉 행위자인 한국철도공사에만 형벌을 부과하면 그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므로 공사의 이름으로 행위를 했으나 그 실질적인 행위를 한 개인에게도 형벌을 부과한다는 의미이다.

제92조 (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01.3.28>
1. 제3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중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을 위반한 자
가. 임금·복리후생비, 퇴직금에 관한 사항
나. 근로 및 휴게시간,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
다. 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
라. 안전보건 및 재해부조에 관한 사항
마. 시설·편의제공 및 근무시간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
바. 쟁의행위에 관한 사항
2. 제6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정서의 내용 또는제 68조 1항 의 규정에 의한 중재재정서의 내용을 준수하지 아니한 자
제94조 (양벌규정) 법인 또는 단체의 대표자,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88조 내지 제93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단체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무엇보다 단체협약은 전체 노동자가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결실이며, 사용자 또한 협약이 체결되기까지 철치 부심 많은 고민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이렇게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면 양 당사자는 신의와 성실로써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를 지켜야만이 협약의 유효기간동안 노사 간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로부터 작금으로까지의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항상 어느 특정한 일방에서 줄기차게 노사 간의 평화를 깨뜨리는 행위를 자행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좀 더 극단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도발이다. 올해에 철도노사 간 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만 봐도 그렇다. 진정 노사 간의 평화를 깨뜨리는 어느 특정한 일방이 누구인지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배우자 음식솜씨 없다고 남에게 부엌을 넘기나

  과거 직영식당의 식사 질에 관한 불만의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오히려 용산 같은 외주식당이 나은데 그냥 외주화를 주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 식사질의 문제는 식당 직영화의 당위성을 뒷받침할 논거일 뿐이지 식사 질의 높고 낮음의 문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식당문제의 본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비약이 심한 표현인줄은 모르겠으나 백년해로를 기약한 배우자의 음식솜씨가 형편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집 부엌을 남에게 주어야 한다고 말할 순 없지 않은가?
 
  공사는 우리의 부엌을 합의도 없이 외주업체에 넘겼고 단체협약 164조를 통해 우리 부엌에 영양사와 조리사를 지원해주기로 했던 약속을 과감히 어겼다는 사실에 우리는 함께 공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본질이다.

단체협약 164조[식당운영]①공사는 직영식당중 1회 50인 이상식사를 제공하는 곳에 영양사 및 조리사를 배치하되 영양사를 채용할 때 조리사 자격증을 함께 보유한자를 채용한다.
②식당운영을 위한 공통적인 기준은 후생복지위원회에서 정하여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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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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